소니 픽처스 해킹으로 이메일이 유출돼 곤경에 처했던 이 회사의 에이미 파스칼(57) 공동회장이 다음 달에 물러나기로 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영화 제작 스튜디오를 스스로 차릴 예정이며, 소니는 4년간 계약을 맺어 이 스튜디오의 영화 제작에 자금을 대고 배포 권리를 갖기로 했다.

파스칼은 2006년부터 소니의 영화 부문 책임자를 맡아 왔다.

그는 언론매체들에 이메일로 발송한 발표문에서 "나는 직장 생활의 거의 전부를 소니 픽처스에서 보냈으며, 인생의 새로운 장(章)을 시작하게 돼 힘이 난다"고 말했다.

파스칼은 작년 말 소니 픽처스 해킹으로 이메일이 유출되면서 앤절리나 졸리 등 연예인들에 대해 험담을 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관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들통나 공개 사과하는 등 '망신'을 당했으며, 이 탓에 곧 물러날 수밖에 없으리라는 전망이 파다했다.

소니 픽처스 해킹은 '가디언스 오브 피스'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들에 의해 작년 11월에 이뤄졌으며, 전·현직 임직원 4만7천 명의 개인정보와 이메일, 업무상 비밀 등 엄청난 양의 정보가 유출돼 인터넷에 공개됐다.

해커들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소니 픽처스 영화 '디 인터뷰'의 개봉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12월 조사 결과 발표에서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