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주식과 채권 수익률이 모두 하락하고 위험이 커지는 ‘투자 빙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 중국 등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 국제 자본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은 23일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이 연 ‘2015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서 “내년에는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2012년 이후 이어졌던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양적 완화가 긴축으로 전환되는 ‘불안정한 시기’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은 “글로벌 경기는 중장기 경기사이클로 볼 때 불황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과 일본 등의 경기 침체로 불황이 장기화되는 투자 빙하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금리, 물가, 성장, 투자가 모두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는 ‘4저(低) 시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모두 수익률이 하락하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윤 원장 등 강연자들은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여력을 남겨두고, 정부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기업과 금융회사 관계자, 개인투자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