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다른 이름 '주부의 서재'
“부엌이요? 이제 맘스 오피스(mom’s office)입니다.”

다음달 충남 천안시 백석동에서 분양하는 ‘백석3차 아이파크’는 부엌에 ‘맘스 오피스’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주부가 가사일 외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예컨대 노트북이나 책장을 넣어 사무실처럼 활용하는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단순한 주방이 아닌 주부의 서재라는 관점으로 설계했다”며 “집을 택할 때 주부의 입김이 점점 세지고 있어 건설사는 주방을 특화하는 데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주방이 진화하고 있다.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주방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었다. 집의 한쪽에서 벽을 바라보며 음식을 만드는 독립적인 구조로 설계됐다. 이 시기에 지어진 서울 잠실주공5단지나 압구정동·개포동 일대의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는 1990년대 들어 달라졌다. 환기·통풍 문제를 해결하고 수납공간을 개선하기 위해 집의 중심으로 옮겨왔다. 디자인도 강조됐다.

2000년대 들어 주방은 가족과 함께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주5일제가 정착되며 생활 패턴이 가족 중심으로 바뀐 영향이다. 거실과 주방이 하나의 공간을 이루고, ‘ㄱ자형’ ‘ㄷ자형’ 구조가 도입됐다.

최근에는 다양한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서울 용산역전면3구역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용산’ 주방에는 요리 냄새나 유해물질을 외부로 배출하는 급배기 시스템을 설치했다.

서울 고덕동의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는 최첨단 쓰레기 수거시스템을 마련했다. 악취를 막아 냄새 없는 주방을 만들기 위해서다.

서울 화곡동 ‘강서 힐스테이트’에는 주방에 액정TV폰을 달았다. 가사일을 하며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듣고, 전화도 받을 수 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