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과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12월2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 … 2015년 한일 경제 어디로’를 주제로 제3회 일본경제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최고 일본 정치, 경제 전문가들이 나와 일본과 한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내년도 양국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강연자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일본경제포럼 발표자 인터뷰2> 숙명여대 이형오 교수 “일본경제 위기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국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딱 하나의 정답은 '적재적소에 맞게 회사 자원으로 글로벌 시장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생산기지는 해외에 효율적으로 만들고 고급 연구개발(R&D) 인력은 한국에 유치시켜 국가 전체를 실리콘밸리처럼 되게 해야 합니다”

지난 14일 만난 이형오 교수(숙명여대 경영학부·사진)는 한일 양국 간 협력을 통해 탄탄한 한국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경제와 비슷한 한국의 경제 흐름을 볼 때 양국간 경제 협력은 윈-윈 전략이 된다는 것. 인터뷰를 통해 2015년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예측과 함께 소견도 내놨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현재 일본경제가 어려운 원인은.

“일본의 생산가능 인구는 1995년 정점에 있었습니다. 일본은 고령화 문제로 이후 경제활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했지요. 한국의 미래 상황도 일본과 비슷합니다. 한국의 경우 2016년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인구가 고령화 되면 당연히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소비도 위축됩니다. 환율문제나 외교문제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인구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본 엔저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엔화 가치는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고평가 됐습니다. 1990년대 이후로도 일본의 엔화가 강세를 유지하면서도 일본 내 제조업은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생산 가능인구 감소와 엔화 강세에 따른 생산비 증가는 일본 대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이전한 계기가 됐죠. 현재 수많은 일본 대기업들의 기지가 해외에 유치돼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주요 기업이 원화 가치 상승으로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엔저는 수많은 대기업이 일본 내부로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한국은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한국과 일본의 환율 대응은 어떻게 평가합니까.

“한국과 일본 두 나라는 비슷합니다. 분야별 차이가 있는 원인은 제품의 특성과 글로벌화에 대한 대응의 차이입니다. 첫째, 자동차는 타격이 적고 전자는 타격이 큰데 그 이유는 제품 차이 때문입니다. 제품은 모듈러형(조합형)과 인티그럴형(통합형)의 차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승용차의 경우 부품간 전속성이 있는 통합형 제품입니다. 세세한 부품들이 미세한 조정들을 통해 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후발 주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습니다. 그에 반해 전자제품의 경우 특히 디지털화로 인해 표준화된 부품들을 모아 쉽게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후발 주자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었죠.

둘째 원인은 글로벌화에 대한 대응이 일본기업들과 한국기업이 얼마나 세계 시장에 적응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차이입니다. 현재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제1위 차동차 회사입니다. 미리 해외 곳곳에 진출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파나소닉이나 소니는 글로벌 진출이 아직 잘 돼 있지 않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삼성과 현대차 같은 경우 글로벌 대응을 잘 해놨기 때문에 세계적인 그룹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국내에 생산기지가 집중된 조선기업과 정유회사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 한국과 일본 경제에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요.

“답은 딱 하나입니다. 적재적소에 맞는 기업의 글로벌화에 달려 있습니다. 또 기업과 나라를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미래는 밝지만 나라의 미래는 밝지 못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국 기업이 더이상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각종 규제를 줄여 제조업이 해외로 나가는 속도를 줄이고 시간을 버는 동안 한국이 세계 R&D센터로 나아가도록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한국 대학 투자를 통해서도 이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똑똑한 사람들이 한국으로 몰려오도록 해야 합니다. 일본은 현재 아베노믹스가 제조업을 살리려고 노력중입니다. 일본의 좋은 점은 배우고 실패했던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 한국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이형오 교수는 다음달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경닷컴 주최로 열리는 제3회 일본경제포럼에서 '일본 종합상사 기업전략의 발전과정 분석 및 시사점'를 주제로 발표한다.

주요 발표자는 △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2015년 한일 경제의 향방) △ 이원덕 국민대 교수(동북아 질서와 한일관계의 미래) △이춘규 박사(일본 농산물 직매장 성장 요인과 시사점) △최인한 한경닷컴 뉴스국장(기사로 보는 한일 경제의 진실) △허남정 에스포유 회장(경색된 한일관계를 푸는 박태준식 코드) △요시모토 코지 경상대 교수(일본의 비관세 장벽 상황과 극복 방향) △사공목 KIET 수석연구위원(한일 산업협력 패턴 변화와 과제) △이형오 숙명여대 교수(일본 종합상사 기업전략의 발전과정 분석 및 시사점) 등이다.
문의 (02)3277-9994 jeis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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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승은정 인턴기자(숙명여대 의류학과 4년) sss36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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