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2일 오후 4시22분

[마켓인사이트] 中 안방보험, 우리銀 경영권 인수추진
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지난주에 미국 맨해튼의 고급 호텔 월도프아스토리아 매입계약을 체결한 데서 보듯 자금 동원력이 막강해 우리은행 민영화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12일 “안방보험그룹을 포함해 복수의 중국계 인수 후보가 우리은행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경영권 지분(30%)인수와 소수 지분 투자(26.97%)에 각각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매각 공고가 나기 전부터 경영권 지분(30%) 인수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며 “다만 현재 단계에서 실제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방보험은 국내 선진 금융 인프라를 중국으로 이식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인 성격을 가진 대형 시중은행 경영권을 중국 자본에 넘기는 데 따르는 정서적 거부감이나 은행법상 까다로운 인수 자격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외 금융회사들도 국내법상 적절한 인수 자격을 갖추면 우리은행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입찰에 참여하면 법률상 인수 자격을 면밀히 따져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방보험이 입찰에 참여하면 유효경쟁이 성립돼 우리은행의 민영화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은행은 정부 소유 자산으로 한 곳만 입찰하면 매각이 자동 유찰되는데 현재까지 경영권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교보생명뿐이다. 교보생명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 논의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지분 30% 가치는 시가로 2조7000억원 안팎이며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된 신생 금융그룹으로 처음엔 매각 주관사들조차 경쟁력 있는 인수 후보로 간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달러(약 2조원)에 사들이면서 자금력이 입증되자 금융당국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안방보험의 우샤오후이 회장은 덩샤오핑 전 군사위원회 주석의 맏딸 덩난의 사위로 중국 정관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태자당 멤버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은 공상은행 초상은행 등 중국 4개 주요 국유은행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좌동욱/장창민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