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들이 건조한 드릴십의 시추시험을 하루 만에 마치게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은 통상 4개월 이상 걸리는 작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추를 했지만 석유가 발견되지 않은 동해 울릉분지의 1860m 수면 아래 폐시추공인 ‘주작-1’에서 시추시스템을 시험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개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추선사인 머스크드릴링은 이날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드릴십 머스크벤처러를 울릉분지 해역으로 출항시켰다.

원유 시추선인 드릴십은 건조 후 시추 연결장치 등에 이상이 없는지 해저에서 시험을 해야 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주변에서 이 시험을 할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2만8000㎞가량 떨어진 멕시코만이나 스칸디나비아반도 근처 북해에서 해야 했다. 드릴십 속도를 감안하면 왕복에만 126일 걸렸고, 선주는 드릴십 이동비용으로 총 360억원(하루 5억50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했다. 시험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국내 조선소를 다시 왕복해야 한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실시되는 곳은 경북 포항에서 불과 89㎞, 경남 거제에서 217㎞ 떨어진 해역에 있다. 선주로서도 드릴십 이동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국내 조선업체들의 드릴십 수주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문승욱 산업부 시스템산업정책관은 “세계 최초의 시도이기 때문에 아직 1회 사용 수수료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통상 비용으로 계산하면 2020년까지 6392억원에 이르는 시험시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