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심리 호조…거침없는  美증시
미국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S&P500지수는 26일(현지시간) 전날보다 2.10포인트(0.11%) 오른 2000.02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2000선을 돌파했다. 올 들어 30번째 최고치 경신이다.

전날 장중 2000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간 것은 2007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 민간리서치그룹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2.4로 전달 90.3보다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인 89.3을 깨고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으로 미국인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미 경기를 좌우하는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증시에 확산됐다.

지난달 내구재 주문이 전달보다 22.6%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증가폭을 기록한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7월 내구재 주문을 보면 민간 항공기 주문이 318% 급증하고 자동차부문도 10% 이상 늘어나는 등 수송부문이 약진했다.

잇따른 기업의 인수합병(M&A) 소식도 시장을 달궜다. 이날 버거킹은 캐나다 패스트푸드 체인인 팀 호튼스를 11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 아마존은 5500만명의 이용자가 있는 인터넷게임 전문방송회사 트위치를 9억7000달러에 사들이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 시장에 참여하길 주저하고 있다며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지수가 1000을 돌파한 당시인 1998년과 같은 ‘에너지’를 찾아볼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너선 골룹 RBC캐피털 투자전략가는 “1998년에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 리스크를 과소평가했지만 지금은 반대”라며 시장 과열과 거품 붕괴 가능성을 반박했다.

WSJ는 차분한 시장 분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자금이 시장에 유입될 것을 예고하는 신호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내달 1일 노동절을 앞둔 막바지 여름휴가 시즌에 거래량이 적은 상황에서 랠리가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