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에서 받은 마지막 선물은 네 살짜리 어린이가 교황의 사진으로 꾸민 그림이었다.

1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마친 뒤 제의실이 있는 문화관으로 향했다.

교황은 4박5일 일정의 끝이라 피곤할 만했지만 네 살 된 어린이를 보자 활짝 웃으며 아이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교황은 어린이가 교황 사진에 스티커를 붙여 만든 그림을 선물하자 기쁜 표정으로 받고는 악수를 청했다.

제의실에서는 한국천주교가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든 가시면류관 전달식이 열렸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 38선입니다.

우리 분단의 아픔을 가시면류관으로 만든 것입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감사하는 의미로 선물로 드립니다"라고 설명하자, 교황은 미소 띤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전 가시면류관과 파티마의 성모 앞에서 한참 동안 침묵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가시면류관은 교황이 광화문 시복미사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입었던 제의와 함께 수행단이 직접 챙겨 이동차량에 실렸다.

서울대교구는 "가시면류관은 나중에 주한교황청대사관을 통해 로마 교황청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교황께서 많은 관심을 보이시면서 수행단이 그 자리에서 챙겨 곧바로 공항으로 가져갔다"고 전했다.

교황은 공항으로 떠나기에 앞서 미사를 준비한 수녀와 사제, 신학생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했고, 미사에 참례한 주교단과도 인사했다.

이어 명동성당 지하성당에 안장된 순교자들의 묘 앞에서 잠시 기도한 뒤 공항으로 출발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k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