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프라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가 석 달 새 13% 넘는 수익률로 고공행진 중이다. 투자자들은 환매 시기, 추가 투자 여부 등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데다 MLP펀드의 기관 자금 비중도 늘어나고 있어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많다.

석달새 13% 수익률…MLP펀드가 MVP
2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월 설정된 ‘한국투자미국MLP자특별자산’과 1월 출시된 ‘한화에너지인프라MLP특별자산’이 지난 23일까지 3개월간 각각 12.50%와 13.29%의 수익을 거뒀다.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각각 13.11%와 19.57%다. 펀드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자 최근 한국투자펀드로 680억원, 한화에너지펀드로는 194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MLP펀드는 미국 셰일가스 수송관 등 에너지 인프라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MLP가 낸 이익은 대부분 배당금으로 분배된다. 남상직 한국투신운용 채널영업본부 부장은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심리와 안정적인 고배당 수익이 각광받으면서 미국 내 MLP지수는 국내 펀드 시판 이전부터 이미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국내 운용사들은 MLP펀드 기대 수익률을 연 15% 안팎으로 내다봤다. 연 5~6%대 배당금과 셰일에너지 인프라 시장의 중장기 성장에 따른 주가 상승률을 더해 계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수익률이 올라 기간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환매보다 추가 투자를 고려할 만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주수 한화자산운용 팀장은 “미국 S&P500지수는 밸류에이션 평균을 웃돈 데 반해 MLP지수는 성장 여력이 있다”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MLP들의 이익 규모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밸류에이션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주요 MLP지수인 AMZ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말 배당수익률은 연 5.55%, 내년 말 5.91%로 예상된다. 코스피200(1.31%)이나 시중은행 이자(2% 중반)와 비교해 월등히 높다.

남 부장은 “올해 7~8월과 10~11월 두 번의 배당 기회가 남아 있다”며 “미국 내 연기금들도 MLP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