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강력한 新兵' 몰려온다…갤럭시S5 독주 막을까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초고해상도(QHD·2560×1440) 화질(LG전자 G3, 삼성전자 갤럭시S5 파생모델)과 정교한 금속 테두리 디자인(팬택 베가아이언2), 물에 씻어도 멀쩡한 방수 기능(소니 엑스페리아Z2) 등 더 강력해진 성능으로 무장한 스마트폰 신병들이 전쟁에 나선다. 제조사들은 통신 3사의 영업정지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난 4월 말 이후 신형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해온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더 진화한 화질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3’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화질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LG전자는 G3 판매 시작 시기를 이달 말로 예정보다 두 달 이상 앞당겼다. 업계에서 처음으로 Q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서다. 현재 고급 스마트폰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5(풀HD, 1920×1080)에 비해 해상도가 두 배가량 높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다음달 QH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갤럭시S5의 파생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오는 27~28일 서울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이스탄불 싱가포르 등 세계 6개 도시에서 G3 공개 행사를 연다. 국내 시장에선 이달 말께 바로 판매에 들어간다. G3는 이 밖에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3기가바이트(GB)램,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 디자인 경쟁

팬택이 지난 12일부터 통신 3사를 통해 판매에 들어간 ‘베가아이언2’는 옆면의 ‘이음새 없는 금속 테두리’가 특징이다. 애플의 아이폰도 금속 테두리를 적용했지만 이음새가 있다. 팬택은 자체 기술로 지난해 베가아이언부터 이음새 없는 금속 테두리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준우 팬택 대표는 “베가아이언2로 ‘팬택의 디자인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박창진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베가아이언2는 금속 테두리 공정 때문에 플라스틱 테두리 제품에 비해 원가가 10배가량 비싸다. 금속도 아닌데 금속인 척한 것이 아니라 진짜 금속으로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고 했다. 갤럭시S5 파생 제품도 금속 소재의 케이스를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가아이언2는 배터리 용량도 3220㎃h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크다. 5.3인치 풀HD 슈퍼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01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색상은 검은색 본체에 금색 은색 빨간색 테두리, 흰색 본체에 금색 은색 분홍색 테두리 등 6가지다.

◆소음 제거에서 방수까지

소니는 ‘엑스페리아Z2’로 ‘외산폰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 3년여 만에 재도전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 최초로 소음 제거 기능을 넣었다. 버스나 지하철 등 시끄러운 장소에서 음악을 들을 때 주변 소음을 없애주는 기능이다. 별도 이어폰을 사서 끼우면 주변 소음을 98%까지 줄여준다.

수심 1.5m의 담수에서 30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수 기능도 특징이다. 물에 씻어도 멀쩡하다. 국제보호규격(IP·International Protection) 가이드에 따른 방수 8등급으로 갤럭시S5(방수 7등급)보다 방수 성능이 뛰어나다. 침수로 인한 고장 가능성을 줄이고 기기를 세척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카메라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디지털 이미징 기능도 강화했다. 2070만화소의 초고화질 카메라를 내장했다. 조성택 소니코리아 모바일사업부장은 “어두운 곳에서 촬영하거나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는 등 다양한 조건에서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인들의 틈새 노린다

제조업체들이 5~6월 스마트폰 신제품을 대거 내놓은 것은 국내외 시장 여건 때문이다. 국내에선 20일 통신 3사가 영업을 재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나친 휴대폰 보조금 경쟁을 이유로 내린 순차적인 영업정지가 끝났다. 영업 재개를 앞두고 벌써부터 휴대폰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거인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 공백기를 틈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5 판매를 시작했다. 갤럭시노트4는 9월에야 나온다. 애플도 9월께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31.2%, 15.3%다. 두 업체가 시장의 50% 가까이를 차지한 셈이다. LG전자 화웨이 레노버 등 후발업체들의 점유율은 모두 5% 미만에 그쳤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