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훈련해역 센카쿠서 '지척'…시기도 중첩 가능성

중국, 러시아가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해역에서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일본도 대규모 해상훈련을 계획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자매지인 참고소식(參考消息)은 1일 일본언론을 인용, 일본 방위성이 내달 중순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 사이에 있는 가고시마(鹿兒島)현 아마미(奄美)군도의 무인도에서 섬 탈환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섬 탈환훈련에는 외딴 섬 방위를 전문으로 하는 육상자위대 부대인 '서부방면보통과연대' 등 육상·항공·해상 자위대원 약 1천3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 자위대는 지난해 11월에도 센카쿠 유사시에 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섬 탈환 실전훈련을 시행한 바 있지만, 이번 훈련은 여러모로 중러 군사훈련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군사훈련 계획이 중러간 합동군사훈련 소식이 중국 국방당국을 통해 공식 확인된 직후 언론을 통해 공개된 데다 훈련장소 역시 중러 합동훈련 해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아마미(奄美) 군도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중러 측 훈련구역은 센카쿠 서북부 해역이며 일본 측 훈련구역인 아마미 군도는 센카쿠 북동부 쪽에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훈련기간(5월 중순 이후)이 중러 연합훈련(5월 말∼6월 초)과 중첩된다는 점을 부각하며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러 해군이 센카쿠 부근 해역에서 함께 훈련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으로,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강화 행보에 나선 미국과 이를 부추기는 일본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목적이 깔렸다는 분석이 많다.

비록 양측의 훈련기간이 일부 중첩된다고는 해도 훈련해역 사이에 충분한 거리가 있는 이상 우발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영유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기 싸움을 전개하는 중일 양국이 센카쿠 부근에서 동시에 '화력'을 과시하게 된만큼 양국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