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가 제일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겼어요.” “집도 넓어졌지만 단지 안에 산책할 공간이 생긴 게 더 반가워요.”

가구 수를 15%까지 늘릴 수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된 가운데 가구당 거주 면적만 늘린 기존 ‘1 대 1 리모델링’ 단지들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완공된 수평증축 리모델링 아파트들은 앞으로 본격화될 전국 400만여가구의 수직증축 대상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수평증축 아파트는 대부분 1~2층을 필로티(기둥)로 바꾸는 대신 한두 개 층을 추가로 올려 기술적으로 수직증축과 큰 차이가 없다. 수평증축 리모델링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거주 공간 확장 및 주택 평면 변경, 지하 주차장 확충 등에 만족감을 나타낸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래미안 청담 로이뷰' 등 리모델링 마친 강남 3개 단지 가보니
○수평 증축, 주거환경 개선 한목소리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북쪽에 자리 잡은 ‘래미안 하이스턴’(옛 대치 우성2차)과 영동대교 남단에 있는 ‘청담 아이파크’(청담 청구), ‘래미안 청담 로이뷰’(청담 두산)는 모두 올 들어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한 아파트다. 전용면적 84㎡ 주택형으로 이뤄진 대치 우성2차(354가구)와 청담 청구(108가구), 청담 두산(177가구) 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주택 크기를 전용 110㎡로 30%씩 넓혔다. 1층에 필로티 구조를 도입, 건물 높이도 한 층 높였다.

이들 아파트는 최신 평면을 적용, 방과 거실이 넓어졌다. 독서실과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실 등 주민공용시설도 크게 늘었다. 동과 동 사이를 파 지하주차장을 만들고 단지 내 엘리베이터로 연결했다. 로이뷰의 경우 단지 외관을 도색하는 대신 고급 석재인 사비석으로 마감했다. 하이스턴은 차로 빼곡하던 지상이 인공연못과 폭포가 있는 주민 휴식공간으로 바뀌었다. 대부분 공사기간 1~2년을 포함해 조합 설립부터 4년여 만에 사업을 끝냈다. 7~10년가량 걸리는 재건축보다 훨씬 짧다.

‘래미안 하이스턴’ 주민 박모씨는 “재건축 연한(40년)에 훨씬 못 미쳤지만 아파트가 낡고 주차장이 부족해 불편이 컸다”며 “이제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건물 외관과 조경도 최고급이 됐다”고 말했다.

○수직 증축, 수익성 높아질 것

‘1 대 1 리모델링’ 단지들의 현재 집값은 각 가구가 투입한 투자금(기존 집값+리모델링 분담금)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청담동 로이뷰와 아이파크는 가구당 3억원 안팎의 분담금을 냈다. 한강 조망이 좋은 로이뷰는 리모델링 전 7억8000만~8억8000만원이던 시세가 현재 13억5000만~15억원으로 올랐다. 공사비를 내고도 1억~2억원가량 자산 가치가 늘어난 셈이다. 아이파크도 2011년 말 시세에 3억원의 분담금을 더한 총 투자금이 11억7000만~13억5000만원, 현 시세는 12억5000만~15억원 선이다. 가구당 약 2억5000만원 내외의 분담금이 들어간 하이스턴은 리모델링 전 2억5000만~3억원이던 전세보증금이 7억5000만~8억원으로 뛰었다.

서울 강남권 단지라고 모두 수익성이 좋은 것은 아니다. 청담동 오클하임공인중개 관계자는 “리모델링 아파트 집값도 주변 시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시세보다 1억~2억원 저렴한 급매물을 포함해 분담금을 내기 힘든 조합원들이 매물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집값은 입주 전보다 소폭 내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합원이 공사비를 전부 부담하는 기존 리모델링과 달리 최대 15%까지 가구 수가 증가하는 수직증축은 비용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부장은 “적정한 집 크기에 비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리모델링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며 “늘어난 가구를 일반분양하면 조합원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이현일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