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서울과 부산 등 전국 노른자위 부지에서 4000가구에 가까운 주상복합아파트가 쏟아진다. 대형 건설사들이 판교 위례 등 주거 여건이 좋은 수도권 신도시에서 가격 거품을 빼고 분양한 물량이 성공을 거둔 이후 주상복합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공급되고 있는 주상복합은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분리하고, 일반 아파트와 차이가 없는 주택평면을 적용하는 게 특징”이라며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향후 시장 회복에 따른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용산·해운대·광명…주상복합의 '귀환'

○서울·부산·대구·광주 공급 잇따라

23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오는 6월까지 전국 11개 단지에서 3992가구의 주상복합이 공급된다. 이달 말에는 롯데건설이 서울 독산동에서 ‘롯데캐슬 골드파크Ⅱ’ 292가구를 선보인다. 롯데건설이 19만㎡ 부지 위에 주거·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함께 개발하는 복합단지에 들어선다. 앞서 2월 분양된 아파트 1700여가구가 최고 5.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급 주상복합촌으로 떠오른 서울 용산에서도 다음달 주상복합 분양이 잇따른다. 삼성물산은 용산 전면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용산’을 공급한다. 아파트 165가구와 오피스텔 597실이 분양된다. 아파트는 21~40층에 배치돼 한강과 용산민족공원 조망이 가능하다. 대우건설도 이웃한 용산 전면2구역을 재개발한 ‘용산 푸르지오 써밋’ 주상복합을 분양한다. 아파트 107가구와 오피스텔 460실이 일반 분양 몫이다.

6월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최고 101층 높이의 복합단지 ‘엘시티’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88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용산·해운대·광명…주상복합의 '귀환'

○상업시설 분리하고 전용률 높이고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양동 ‘스타시티’, 용산 ‘시티파크’ 등 초고층의 화려한 외관으로 고액 자산가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주상복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기를 잃어갔다.

무엇보다 전체 분양면적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차지하는 비율인 전용률이 50% 전후로 낮았다. 일반 아파트는 보통 80%에 육박한다. 내부 평면 설계도 기형적이어서 생활하기 불편했다. 이런 점들이 알려지면서 2008년 1만9609가구에 달했던 주상복합 공급 물량은 매년 감소해 2011년 4262가구까지 줄었다.

하지만 최근 공급 중인 주상복합은 주거동과 상가동의 분리, 아파트 수준의 전용률과 평면설계 등을 적용해 기존의 단점을 크게 개선했다. 이런 영향으로 순위 내 마감이 이어지고 있다. 판교 알파리움은 지난해 평균 26 대 1에 달하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더블유’(3.59 대 1), 울산 ‘번영로 코아루’(2.31 대 1) 등도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좋은 입지와 아파트급 설계, 낮은 분양가를 앞세워 주상복합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김보형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