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과 고령층이 물가 상승기에 느끼는 부담이 다른 계층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형식 한국은행 선임연구원은 13일 ‘소득 및 연령그룹별 물가상승률 차이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가구균등 물가지수(D-CPI)’를 산정해 이같이 분석했다.

현행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체 가구의 품목별 지출액 비중에 가중치를 둔 지수여서 지출 규모 자체가 큰 고소득층의 소비성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D-CPI는 개별 가구의 품목별 지출 비중을 단순평균한 값을 가중치로 사용하는 ‘1가구 1표’ 방식의 물가지수다.

D-CPI로 보면 물가 상승기에 소득 하위 50% 가구와 60대 이상 고령 가구주의 물가 상승 부담은 다른 계층보다 컸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2011년 3분기 하위 50%의 D-CPI 상승률은 전체 평균보다 0.3%포인트, 상위 20%보다는 0.7%포인트 높았다. 이 시기 60대 가구주의 D-CPI 상승률은 전체 평균(4.8%)보다 1.1%포인트 높은 5.9%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김 연구원은 “농축산물값이나 집세, 전기·수도·가스요금 등 저소득·고령층 소비 비중이 큰 품목의 가격이 오를 경우 이들 그룹의 물가상승률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