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일반 아파트 거래 시장이 위축된 반면 경매 시장에는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고가 낙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3일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낙찰된 96건의 서울 아파트 중 감정가 이상 고가 낙찰된 아파트가 11건(11.5%)에 달했다.

이달에 낙찰된 아파트 8.7건 중 1건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 100%를 초과해 주인을 찾은 것이다.

서울 아파트의 고가 낙찰 비율은 올해 들어 매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의 경우 225건 중 10건(4.4%)이 고가 낙찰이었으나 2월에는 253건 중 15건(6.4%), 3월에는 234건 중 19건(8.1%)으로 증가하더니 이달 들어 그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1년 전인 지난해 4월에는 낙찰가격이 감정가를 넘긴 사례가 338건 중 11건으로 3.3% 불과했다.

이처럼 고가 낙찰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0.8%로 90%선을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직전인 2008년 6월(91.3%)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낙찰가율(83.43%)에 비해서도 5.37% 포인트 높아졌다.

경매 시장이 이처럼 과열 현상을 보이는 것은 최근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싼값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아파트 경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감정가 초과 낙찰은 물론 해당 아파트의 일반 거래시장 실거래가 보다 높게 낙찰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3일 입찰한 서울 강서구 염창동 동아3차 전용면적 84.9㎡의 경우 감정가(3억9000만원)의 118%인 4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가장 최근에 신고된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작년 말 기준 4억1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5000만원 높은 것이다.

또 지난 9일에 입찰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5단지 전용 95.1㎡는 감정가(8억3000만원)의 102%인 8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의 올해 1월 실거래가는 8억3000만원으로 실거래가보다도 2000만원 높게 낙찰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가 낙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매의 경우 낙찰가격 외에도 별도의 명도 비용이나 아파트 관리비 등을 낙찰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시세보다 싸게' 구입하려는 당초 경매의 목적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