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41·한국명 김종숙)이 프랑스에서 장관급 요직에 중용됐다.

펠르랭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의 통상관광 국무장관(Secretaire d'Etat)에 임명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펠르랭 장관은 외국과의 통상 관련 업무와 관광, 재외 프랑스인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프랑스에서 국무장관은 장관보다는 한 단계 급이 낮으나 장관급으로 분류된다.

통상관광부문은 이번에 정부 조직 개편으로 경제부에서 외무부 산하로 이동해 펠르랭 장관은 앞으로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과 함께 일하게 됐다.

펠르랭은 한국 출신으로 2012년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장관직에 올랐다.

그녀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초대 내각에서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2년가량 일한 후 이달 초 개각 때 교체됐다.

개각을 앞두고 많은 중소기업과 정보통신 기업인들이 그녀의 유임을 촉구했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1월에는 뉴욕타임스가 프랑스 정보부문을 이끌어가는 인물로 펠르랭 장관을 다루는 등 외국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펠르랭이 맡았던 업무가 경제부로 통합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펠르랭 장관은 지난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다.

16세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고 17세에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에 진학했으며,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 명문학교들을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펠르랭은 회계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국가교육 담당 검사관을 지냈으며 2011년 올랑드 당시 사회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해 3월에는 입양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인사를 만나는 등 큰 환영을 받았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 방문 당시 "어릴 때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불어를 말하는 프랑스 사람으로 자라났다.

(생후 6개월 만에 입양됐다고 해서) 한국을 거리끼는 마음은 전혀 없다"면서 "한국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