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유네스코 지원 확대 의향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이라는 사자는 이미 깨어났다.

이 사자는 평화적이고 온화하고 문명의 사자"라고 밝혔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이날 파리에서 중국-프랑스 수교 50주년 기념대회 강연을 통해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만약 잠에서 깨기만 하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라는 나폴레옹의 명언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자신이 주창한 '중국의 꿈'과 관련, "중국의 꿈을 실현하는 것은 세계인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를, 혼란이 아니라 평화를, 퇴보가 아니라 진보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중국이 평화적 발전의 길을 갈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교 5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공자의 '지천명'에 비유하면서 "높은 곳에서 멀리 보고 서로 이익이 되고 상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공영, 세대 간의 우호, 개방적·진취적 태도, 밀접한 협력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강연에서 중국 속담과 프랑스의 속담 등을 자주 거론했으며 몽테스키외, 루소 등 10여명의 프랑스 철학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의 저작으로부터 많은 교훈과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를 방문해서는 유네스코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은 아프리카와 저개발국의 지속 가능한 개발과 문화 보전을 증진하는 데 지원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아프리카 교사 장학금 지원 프로그램 수혜자를 기존 25명에서 75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은 유네스코가 문화 다양성과 보통교육에 관심을 두고 특히 성 평등과 아프리카 지원 사업을 중시하는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가 국제 협력과 이해를 증진하는 데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문화는 다채로운 것이고 문명은 평등하면서도 포용적인 것이어야 한다"면서 문화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와 문명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시 주석의 이날 방문이 "역사적인 일"이라면서 환영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시 주석의 방문이 중국과 유네스코 간 협력에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는 전체 예산의 22%가량을 내 오던 미국이 2011년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에 반대하면서 지원을 끊은 후 재정난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지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이날 시 주석 부인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여성 교육 증진을 위한 유네스코 특사로 임명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프랑스 국빈방문에 나선 시 주석은 전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새 시대를 선언하며 관계 강화를 다짐했다.

중국은 프랑스와 180억 유로(약 26조7천1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큰 손'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장 마르크 에로 총리와 상하원 의장 등과 별도로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했으며 프랑스는 146명의 기병단으로 시 주석을 맞이하는 등 파격적으로 환대했다.

한편,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날 파리에서 시 주석이 언론과 정보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파리·베이징연합뉴스) 박성진 홍제성 특파원 sungjinpark@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