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력시위 지속…한반도 긴장 계속 높여

한미일 3국 정상이 25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 아래에서 6자회담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관련협의를 지속키로 함에 따라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3국 정상이 특히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키로 함에 따라 6자회담 재개 움직임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다.

이번 합의는 중국의 북핵 문제 관련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17∼21일 북한을 방문한데 이어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이 25일 중국을 방문하는 등 북중간에는 관련 움직임이 활발한 모습이다.

한미일 3국은 북중간 협의 결과를 중국측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전해듣고 이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간 협의를 마친 중국의 우다웨이 특별대표가 조만간 워싱턴을 방문, 미국에 북핵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한미 양국과 북한 간에는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놓고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움직임이 회담 재개의 전기 마련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26일 "현재로서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특별히 상황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5∼6월과 10∼11월에도 6자회담국 간 다각적인 접촉으로 비핵화 대화 재개 준비국면이 조성됐었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까지 가지는 못했다.

한미 양국은 이른바 '비핵화 사전조치'로 북한이 먼저 행동으로 대화의 진정성을 보여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고 핵능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는 등 비핵화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위협'을 계속하면 북한은 '핵억제력'을 과시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또 북핵불용 원칙을 확인한 한미일 정상회담 시간에 맞춰 26일 새벽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노동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회담 재개를 위한 핵심은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지적이다.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북한을 비핵화하는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을 경우 한미 양국이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한미일 3자간 공조를 확고히 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 5자 차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조속한 회담 재개를 희망하는 중국과는 회담 재개 방법론에서 입장차가 있고 일본은 북한과 별도 접촉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5자 공조도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나아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수위가 앞으로 더 높아지고 이에 대응해 한미 양국이 유엔 차원에서 대응 조치를 추구할 경우 대화 여건 측면에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한미 양국의 대응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긴장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의 북핵 협상 사령탑이 공석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조만간 우리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 임명되는 6자 수석대표는 신임 인사를 겸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의 6자 수석대표와 양자 회동을 하는 동시에 한미일 6자 수석대표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한 큰 원칙과 구체적인 대화 재개 방법론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