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세종시 알짜 아파트용지 모두 꿰찬 건설사…'중·반·부'의 저력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17일 경기 구리 갈매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공급한 아파트 용지는 1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추첨을 통해 운 좋게 이 땅을 매입하게 된 업체는 로또에 당첨된 분위기였다. 지금은 이처럼 수도권 아파트 용지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지만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분양 아파트 용지가 전국에 널려 있었다. 이런 미분양 용지를 한발 앞서 매입한 업체들이 주택업계의 ‘고수’로 대접받으면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19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남들이 수도권 분양시장을 비관하면서 아파트 용지를 외면할 때 과감하게 용지를 매입한 업체들은 대부분 대형사가 아닌 중형 건설사나 시행사다.

부영은 2011년 경기 동탄2신도시, 전남혁신도시 등에서 1조원대의 아파트 용지를 싹쓸이했다. 호반건설도 최근 2~3년간 전국에서 아파트 용지 20여개를 사들였다. 반도건설은 작년부터 동탄2신도시, 세종시 등에서 아파트 용지(주상복합용지 포함) 10개 정도를 공격적으로 확보했다.

중흥건설은 세종시(조감도)에서 1만1000여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집중 매입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행사 중에서는 MDM이 최근 3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10개 가까운 필지를 사들였다.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대우건설이 남들보다 한발 앞서 경기 하남 미사지구, 위례신도시 등에서 용지를 매입했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 매입하다 보니 원하는 물건을 골라잡을 수 있었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위례신도시, 경기 하남 미사지구,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위치가 좋은 신도시(또는 택지지구)에도 미분양 용지가 남아 있어 수의계약이 가능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남들이 부동산 대폭락의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 수급 여건, 전세 가격 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택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