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리티자산운용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지정학적으로 유럽에 복잡한 상황을 가져올 수 있으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드레 고르딜로브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재 분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앞으로 어떻게 파급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정학적으로는 복잡한 상황을 가져올 수 있으나, 유로존 경제만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이 같은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라며 "제재 조치도 유로존과 러시아의 관계가 긴밀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델리티운용은 향후 유럽의 배당주 및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피델리티 유럽배당인컴' 펀드를 운용하는 마이클 클락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자리에서 "현재 유럽의 기업 절반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회사채 수익률보다도 높다"며 "주식에 투자해도 그만큼 안정적으로 매력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배당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시장 평균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는 기업의 투자 매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럽 지역의 경우 다른 선진국이나 신흥국에 비해 높은 배당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유럽 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3.4%로 글로벌 평균인 2.6%, 미국 2.2%, 이머징시장 2.8%에 비해 높다.

그는 "현재 유럽 주식시장은 주식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미국이나 세계 다른 지역보다 낮아 저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들의 유럽 재정위기 이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부채가 낮고 현금 흐름이 양호하는 등 재무 상태도 양호해졌다는 분석이다.

클락 매니저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위기 전 상황으로 회복되는 등 유럽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유럽의 경기도 전반적으로 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델리티운용은 유럽의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투자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유럽 최대의 하이일드 펀드인 '피델리티 유럽 하이일드' 펀드를 운용하는 고르딜로브 매니저는 "유럽 하이일드채권이라는 자산군의 특징은 '고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로 유럽 하이일드채권 규모가 급성장했고, 이제는 고른 분산과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일드채권 시장은 미국에서 먼저 성장했지만, 유럽 시장도 크게 성장하면서 격차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하이일드채권 투자는 지난 10년 간 원금의 두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고르딜로브 매니저는 "하이일드채권이라고 하면 신용이 매우 낮을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유럽의 하이일드채권의 신용등급은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하이일드채권 전체의 3분의 2가 가장 높은 하이일드 등급인 BB 등급이며,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이 많이 포함돼 있어 금융업종의 비중도 높다고 밝혔다.

지난 3~4년간 거시환경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하이일드채권의 부도율은 과거 평균보다도 낮게 유지됐다.

그는 "하이일드채권 자체의 신용등급이 높고, 재정위기 이후 많은 유럽기업들이 부채를 줄이고 자본투자는 줄이는 등 보수적으로 경영해왔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고르딜로브 매니저는 "기관의 자금도 유럽 하이일드채권으로 많이 유입되고 있는 등 수급도 양호하다"며 "전략적인 기관 자금은 한 번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박희진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