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전셋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도시근로자들의 전셋집 마련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전세금 부담이 최근 10년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세금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의 6년치 소득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6년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서울 전세살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4년, 전국 평균은 3년 정도로 분석됐다.

'서울 전세살이' 월급 6년치 모아야 가능

○5년 전보다 1년6개월 늘어

2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작년 12월 말 전국 아파트 707만가구의 전세보증금과 통계청의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기준) 소득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서울의 지난해 말 평균 전셋값은 3억1265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 연소득(5527만원)의 5.66배에 달했다.

이는 5년 전보다 1년6개월 이상 늘어난 수치다. 소득에 대한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 배율(PIR)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4.12배였다. 이후 2011년 5.28배까지 오르다가 2012년 5.15배로 소폭 떨어진 뒤 작년에 다시 치솟았다. 이로써 분석 대상 기간인 최근 10년(2004~2013년) 새 최고 수준이다.

서울시내 구별로는 서초가 9.74배로 가장 높았고, 이어 강남 9.08배, 송파 7.84배, 용산 7.71배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전셋값이 비교적 낮은 지역인 △노원 3.43배 △도봉 3.47배 등은 전국 평균 수준과 비슷했다.

이처럼 ‘소득 대비 전셋값 부담’이 커진 이유는 전세금 상승폭이 소득 증가세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작년 말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1년 전(2억7767만원)보다 12.6% 올랐다. 같은 기간 가구당 소득은 2.45% 상승에 그쳤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다. 수도권과 전국은 각각 4.05배, 3.25배로 최근 10년 새 최고 수준을 보였다.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용 66~99㎡ 미만 평형대의 전국 평균 전셋값은 1억2943만원으로, 가계소득의 2.34배였다.

○“전셋값 상승폭은 둔화”

전문가들은 전셋값 오름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올 들어 매매시장 회복 조짐으로 전셋값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성헌 부동산114 차장은 “최근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해서 받는 추세가 확산되는 바람에 ‘월세 없는 순수 전셋집’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작아지고 있어서 하반기부터는 ‘전셋값 체감 부담’도 한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