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권 '눈폭탄'…분양도 '올스톱'
계속되는 영동지방 ‘눈폭탄’에 강원 강릉시 등 동해안 일대 분양시장이 ‘올 스톱’됐다. 내달 청약에 나설 단지들의 모델하우스 공사가 중단되고, 기존 미분양 아파트도 개장 휴업상태다. 건설사 임직원들은 영동권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은 당초 다음달 14일 강릉 동해대로 인근에 문을 열 예정이던 ‘강릉 유천지구 우미린’ 모델하우스 개관일을 21일로 1주일 연기했다. 최고 2m에 달하는 눈이 쌓인 탓에 모델하우스 공사가 전면 중단된 데다 주변 지역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견본주택 개장 이전에 진행 예정이었던 ‘사전 마케팅’도 당분간 포기했다.

강릉에서 홍제 한신휴플러스 아파트를 분양 중인 한신공영도 지난주 4일간은 아예 모델하우스 문을 닫았다. 주요 도로 제설작업이 완료된 16일 재개장했지만 방문객은 구경도 못 했다.

분양채비에 문제가 생기자 건설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이춘석 우미건설 홍보팀장은 “이번 아파트 용지는 100 대 1 이상의 경쟁을 뚫고 어렵게 낙찰받은 땅인데,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겨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릉 유천지구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이 들어서는 곳으로 강릉 시내 중심 지역인 교동과 가깝다.

기상관측 이후 보기 드문 기록적 폭설로 포항 경주 등 경북권에서 분양에 나설 건설사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포항시 창포지구에서는 ‘창포지구 메트로시티’가, 경주시 황성동에서는 ‘경주 황성 e편한세상’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반더펠트의 호한철 대표는 “투자자보다 실수요자가 많은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사전 고객 마케팅이 중요한데, 폭설로 마케팅 기간이 길어질 경우 관리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