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트니 보, 빙속 전환 3년 만에 여자 1,000m 세계 신기록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와 같은 조에서 뛰는 미국의 브리트니 보(26)는 스케이트를 탄 지 이제 막 4년이 지났다.

보는 이전까지 한번도 진지하게 빙판에 서본 적이 없었으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환한 후 불과 4년 만에 올림픽 메달 후보로 급성장했다.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스포츠는 11일(한국시간) "보는 남들과는 달리 짧은 시간 안에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되더니 이제는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선수가 됐다"고 소개했다.

보는 이날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리는 500m 1차 레이스에서 이상화와 함께 마지막 조인 18조에서 빙판을 누빈다.

그는 올 시즌 월드컵 여자 500m 랭킹 8위에 오른 선수이지만 월드컵에서 이상화와 함께 뛴 적은 없다.

어릴 적 축구와 농구로 스포츠에 발을 들인 보는 유년 시절 국제대회에서 모두 32개의 메달을 거둬들이는 등 인라인 스케이터로 이름을 날리다 스무 살이 되던 2008년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 농구팀에서 포인트 가드로 뛰기 시작했다.

대학팀에서 100경기 가까이 선발로 뛰며 팀 사상 8번째 다득점 기록까지 보유한 실력파 농구 선수이던 보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지켜보다 빙판 위에 서기로 결심했다.

한때 '인라인 동료'이던 채드 헤드릭과 헤더 리처드슨이 밴쿠버 대회에서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으로 나선 것을 보고 우연히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종목을 거치며 길러온 운동 신경은 그를 3년 만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시상대에 오르게 했다.

보는 지난해 1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1,000m에서 1분13초91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수확, 개인 첫 메달을 거뒀다.

6주 뒤인 3월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ISU 월드컵에서는 개인 첫 번째 금메달을 손에 넣는 등 리처드슨에 이어 2012-2013시즌 여자 1,000m를 2위로 끝마쳤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시즌 ISU 월드컵 여자 1,000m에서는 1분12초58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까지 했다.

보는 "처음 스피드스케이팅을 탔을 때 소치에서 뛰기를 기대했다"며 "각종 스포츠를 통해 얻은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관중 앞에 서도 떨지 않는다"며 "오히려 관중은 더욱 힘이 나게 한다"고 말해 대회를 즐기고 있음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