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갔다온 여파?…'셰플러 천하' 흔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사진)의 41라운드 연속 노 오버 행진이 중단됐다. 교통을 통제하는 경찰의 지시에 불응해 체포됐다가 풀려나는 소동을 겪고 난 뒤다.

셰플러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G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206타를 적어낸 셰플러는 전날보다 순위가 20계단 하락한 공동 24위가 됐다. 공동 선두(15언더파)인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이상 미국)와는 8타 차까지 벌어져 우승 도전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셰플러는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네 번이나 우승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네 번의 우승을 모두 특급대회에서 거뒀다. 그는 아내의 출산이 임박하자 지난달 RBC 헤리티지 우승 이후 최근 3주간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셰플러가 아빠가 된 뒤 처음 나서는 대회라 의미가 남달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셰플러는 전날 대회장 앞에서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차를 몰아 체포·구금되는 일을 겪었다. ESPN, 골프위크 등 복수의 미국 매체에 따르면 셰플러는 난폭운전, 공무집행 방해, 경찰관 폭행, 범법행위 등 네 가지 혐의를 받았다. 경찰에 체포된 셰플러는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까지 찍은 뒤 풀려났다.

소동의 여파는 사건 하루 뒤인 3라운드에 나타났다. 체포됐다가 풀려나온 날 열린 2라운드에서는 5언더파 66타를 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이날은 초반 4개 홀에서 4타를 잃는 등 고전했다. 42라운드 만에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그는 “확실히 오늘은 나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평상시 내 루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