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데뷔 무대로 치른 한일전에서 역사적 첫 승을 거뒀다. 국제컬링연맹(WCF) 최종 랭킹 10위로 출전국 꼴지였던 한국 여자팀이 거둔 값진 승리였다.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1차전에 한국 여자 대표팀은 일본에 12-7로 이겼다.

대표팀은 스킵 김지선(27), 리드 이슬비(26), 세컨드 신미성(36), 서드 김은지(24), 막내 엄민지(23·이상 경기도청)로 구성됐다.

엔드마다 2점씩을 주고받으며 1점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는 6엔드에서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4-5로 뒤진 상황에서 유리한 후공을 잡은 한국은 7번째 스톤을 놓을 때까지 버튼(표적판의 중심)에 두 개의 스톤을 일본보다 가까이 붙였다.

일본의 스킵 오가사와라가 마지막 8번째 스톤을 하우스(표적판) 앞에 배치해 수비하려 했지만, 김지선은 침착하게 마지막 스톤을 버튼 가까이에 붙여 넣음으로써 단번에 3점을 획득해 7-5로 뒤집었다.

7∼8엔드에 2점씩을 교환해 맞은 9-7로 앞선 채 맞은 9엔드에 한국은 선공의 불리한 상황에도 중반까지 세 개의 스톤을 하우스에 배치하는 절묘한 포석에 성공, 주도권을 잡았다.

끝내 표적판 가운데의 스톤 한 개를 지켜 1점을 더 뽑으면서 한국은 10-7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10엔드 마지막에 하우스 중앙에 붙은 두 개의 한국 스톤을 쳐내 대량 득점을 노린 일본의 샷이 살짝 빗나가 한국이 2점을 더하면서 승리가 결정됐다.

이날 승리는 국내 역사가 20년도 안되는 한국 컬링 역사에 기념비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 신화로 사상 첫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대표팀은 현지의 얼음판이나 스톤의 특성에 익숙지 않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의 경험이 짧은 데다 첫 경기부터 한일전을 치르는 등 여러모로 부담이 많았다. 일본은 WCF 세계랭킹 9위로 그나마 첫 승 상대로 꼽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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