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 회장 파기환송심 집유 석방 … "개인 치부 아니고, 국가경제 발전 이바지 참작"
서울고법 형사5부(김기정 부장판사)는 11일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사진)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1억원을 내린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1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9월 26일 대법원이 일부 배임행위에 대한 유·무죄 판단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다며 파기환송 결정을 내린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구속 상태였던 김 회장은 풀려나게 됐다.

이날 환송심 재판부는 "개인적 치부(致富·부를 쌓음)를 위한 전형적인 범행과 차이가 있어 상당 부분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꾸준히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해 1597억원을 공탁했다"며 "그동안 경제 건설에 이바지했고 건강상태가 나쁜 점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의 원심 판단 일부 파기 이후 서울고법은 서 추가 심리에 착수했다 웰롭에 대한 한화석유화학의 부동산 저가매각, 드림파마의 아크런에 대한 부채 변제 등 혐의에 대한 법리 검토가 다시 진행됐다.

이날 재판부는 원심 유죄 판단은 정당하다고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한화석화가 여수시 소호동 소재 부동산을 저가매각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고 매각 당시 피고인들 범행에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드림파마의 경우 "11억 8000여만원 배임만 유죄로 인정한다"며 "이 행위가 횡령이거나 배임일 경우 그 규모가 157억원에 달한다는 검찰 측 주장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2004~2006년 위장계열사의 빚을 갚아주려고 3200여억원대의 회사 자산을 부당지출하고 계열사 주식을 가족에게 헐값에 팔아 1041억여원의 손실을 회사에 떠넘긴 혐의 등으로 2011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2012년 8월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김 회장은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을 선고받은 뒤 법정구속됐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조울증과 호흡곤란 등의 병세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풀려났고, 4월에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으로 감형됐다.
지난해 1월 수감된 김 회장은 4개월여 만에 건강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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