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들에게 주택담보대출상품(서브프라임 모기지)을 마구 팔아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월가 대형은행들이 500억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죗값을 치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익명의 대형 로펌이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월가 16개 대형은행이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한 사법당국의 기소를 피하기 위해 물어야 할 배상금 규모를 이같이 추정했다. 500억달러는 이들 은행 연간 수익의 절반가량 되는 액수다.

이 중 150억달러는 실제 피해를 본 대출자들에게 돌아가는 보상금으로, 현금과 함께 현재 대출 상환액을 줄여주는 조치가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JP모간이 사법 당국과 130억달러 배상금에 합의한 것을 기반으로 추산한 것이다. 월가 은행들은 JP모간의 배상액이 선례가 돼 다른 은행들의 배상금도 불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은행별로 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벌금 117억달러와 소비자 보상금 50억달러를 물어낼 것으로 예측됐다. 또 모건스탠리의 총 배상금은 30억달러, 골드만삭스는 34억달러,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100억달러로 각각 전망됐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