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사설을 통해 "로드먼이 독재가의 선전가가 됐다"며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현지시간) '로드먼의 노골적 반칙' 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을 방문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신문은 1990년대 농구스타로서 새로운 시도를 했던 그가 몇 년 전 파산, 알코올 중독 등으로 망가진 모습일 보인 뒤 최근에는 북한에서 갖가지 기행으로 또 다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국무부가 확인한 것처럼 로드먼은 정상적인 '스포츠 외교'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기괴한 행동으로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또 로드먼이 홍보하는 통치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를 개방하려 한 자신의 고모부를 즉결 처형한 무모하고 잔혹한 폭군이고 여전히 강제수용소를 운영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가 아직도 이런 수용소에 갇혀 있으며 김정은 정권은 인도적 차원에서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로드먼이 지금까지 단 한명의 외국 정상을 만나지 않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난 유일한 미국인이 됐음에도 배 씨의 석방에 대해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는 입장을 보여 함께 방북한 동료 선수들마저 등을 돌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로드먼 덕분에 풋내기 김정은이 미국의 호감을 사기 위해 배 씨를 석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최근 배 씨의 누이가 지적했듯 이는 외교가 아니라 배 씨의 목숨을 놓고 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국제면 머리기사에서도 로드먼의 방북 일정과 이에 대한 논란을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며 그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위한 생일 축가를 부르는 등 기행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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