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5대 변수 제시…기업투자·부동산·세계 경기도 영향

올해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지만 성장세를 위협할 요인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 투자, 의회 등 정치적 불확실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부동산 시장, 세계 경제 상황 등 5가지 변수를 제시했다.

◇기업 투자심리 회복 여부 = 미국 기업들은 그동안 금융위기와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세계 경제의 둔화, 소비 부진 등을 이유로 투자를 주저했다.

부진한 투자는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집값도 상승하고 있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WSJ는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올해 미국 경기가 다시 하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의회 '임시 휴전' 지속할까 = 미국 의회는 연말마다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벼랑 끝 대결을 벌였다.

이런 대립으로 미국 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에는 큰 문제 없이 예산안을 처리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일부 의원들은 오는 2월 말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두고 대치 상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 전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인들을 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양적완화 축소 순항할까 = 연준은 지난해 12월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이에 따른 큰 충격은 없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견딜 수 있는 정도로 회복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연준 관계자들도 이런 우려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WSJ는 양적완화 축소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준이 2015년 초부터 금리를 인상하는 문제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시장, 금리 상승 견딜까 =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부동산시장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 상승이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주택 거래도 감소세를 보였다.

NAR의 로런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상반기에 3.5%였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말에는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주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급격한 상승세라고 WSJ는 진단했다.

◇세계 경제 안정세 유지할까 = 미국 경제는 지난 2009년부터 회복을 시작했지만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경기 상황은 불투명하다.

유럽은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이 기대되지만 불확실하고 한때 세계 경제를 이끌었던 신흥국은 성장세가 흔들리고 있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제리 웹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황이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특별한 호재도 없다"고 말했다.

WSJ는 올해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세계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돼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