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리정보원은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의 해를 맞아 전국 150만여개의 지명을 분석한 결과 총 744개가 말과 관련 있는 지명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발표했다.

말과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이다. 전남 장성군 남면 녹진리 ‘마산’ 마을 등 142개의 지명이 말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에 이처럼 말과 관련된 지명이 많은 이유는 예로부터 가축 관리가 편리해 말 목장이 많이 설치됐던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마산’을 비롯해 ‘천마산’ ‘철마산’ ‘역말’ 등의 단어가 지명에 많이 사용됐다. 또 말의 다양한 모습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나타난다. 봉우리가 말의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마이산’, 고개의 모습이 말안장을 얹은 말의 등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마령재’ 등이 대표적이다.

말이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장거리 이동 때 지친 말을 교환하고 쉬었던 선조들의 생활 모습도 지명으로 남아 있다. 경북 상주시 모소면 삼포리의 ‘역마루’, 충남 보령시 주포면 관란시의 ‘역말’ 등이 그 예다. 이뿐만 아니라 ‘천마산’ ‘용마봉’ 등의 지명에서는 말이 하늘을 나는 천상의 동물로 묘사돼 우리 조상들이 말을 신성한 동물로 여겼음을 보여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