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충고 한마디는 때때로 삶을 통째로 바꾸는 자극이 된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 현명한 조언은 더 빛나게 마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경제의 ‘큰손’들에게 ‘내 인생 최고의 조언’이 무엇인지 물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헤지펀드 매니저, 대형 투자자문사 회장, 미국 연방법원 판사 등이 직접 들었거나 남에게 해준 최고의 조언들을 정리했다.

실러 "모딜리아니 교수 한마디가 나를 노벨상으로 이끌어"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노벨경제학상 수상)

“1980년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이자 경제학자였던 프랑코 모딜리아니의 한마디는 나를 노벨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1979년 펴낸 논문에서 현재 주식이 50% 저평가돼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시장이 바닥인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전통적인 경제학자들이 모두 분산투자를 외칠 때였다. 하지만 나는 그의 조언을 듣고 내 포트폴리오의 100%를 주식에 쏟아부었다. 1982년부터 2000년까지 S&P500지수는 20배나 뛰었다. 그때 받은 영감으로 펴낸 논문인 ‘비이성적 과열’은 노벨상을 수상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모딜리아니의 조언은 내게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져다준 셈이다.”

실러 "모딜리아니 교수 한마디가 나를 노벨상으로 이끌어"
○빌 그로스 핌코(세계 최대 채권펀드사) 회장


“시계의 알람이 아침 6시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하라. 투자자들의 생체 시계는 매수와 매도 타이밍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만약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일찍 깨버린다면 시장이 바닥이거나 고점일 경우가 많다. 대학생들처럼 오전 10시 이후 느지막이 일어난다면 투자 시기를 놓쳐버린 경우일 것이다. 시계가 언제 울리는지 스스로 확인하라. 6시에 잘 맞춰져 있다면 당신은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제드 라코프 뉴욕 지방법원 판사

“마흔 세 살이 되던 해, 연방법원 판사 임용을 앞두고 나의 멘토이자 뉴욕연방정부 고문인 유다 그리베츠를 찾아갔다. 그는 내게 ‘세 딸을 대학에 보낼 돈은 다 모았느냐’고 물었다. 난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리베츠는 ‘판사가 돈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독립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우니 돈을 더 모으라’고 충고했다. 물론 대학등록금은 물가상승률보다 2배 빠르게 오른다는 사실도 상기시켰다. 나는 그 충고를 듣고 9년 동안 자산을 더 모은 뒤 판사가 됐다. 9년이라는 시간은 내 생애 최고의 투자로 남았다.”

실러 "모딜리아니 교수 한마디가 나를 노벨상으로 이끌어"
○조 맨슈에토, 모닝스타(금융리서치회사) CEO


“임대사업자가 아니라 사장처럼 생각하라. 사업가들은 아침에 눈을 떠서 회사를 오늘 어떻게 팔아치울까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인내심과 끈기, 애정을 갖고 회사를 운영한다. 그러다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수익이 나기 시작한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라. 금융업계 종사자들은 수수료 수익을 얻기 위해 당신의 자산이 여기저기 자주 움직이도록 부추기게 마련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인물 캐리커처는 WSJ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