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카드사들이 아직도 구형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는 바람에 ‘신용카드 사기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사기 사건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미국의 결제 비중인 24%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미국에서 신용카드 사기가 빈발한 것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IC칩이 내장된 카드로 바꾸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해킹과 위조가 쉬운 마그네틱 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좌 정보를 담고 있는 IC칩은 결제 때마다 고유 암호를 생성해 복제하기가 어렵다. 한국도 마그네틱 카드를 보안 기능이 강화된 IC 카드로 대체하고 있다.

미국 신용카드사들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마그네틱 카드를 IC 카드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800만명 이상의 카드 가맹점도 카드 결제 단말기를 교체해야 한다.

신용카드사들은 2015년 가을부터 가맹점들에 IC 카드용 단말기를 사용하도록 강제할 예정이지만 제대로 지켜질지 장담할 수 없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유통업체 타깃에서 4000만명의 고객카드 정보가 해킹돼 유출된 것도 마그네틱 카드 사용에 따른 허술한 보안 시스템 탓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