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지주회사인 (주)STX가 회생의 불씨를 살리게 됐다. 채권단 자율협약의 전제였던 비협약채권자들의 출자전환 참여가 최종 결정됐기 때문이다.

20일 STX에 따르면 이날 서울 남대문로 STX남산타워에서 열린 88회 사채권자 2차 집회에서 비협약채권 58% 출자전환 안건이 출석 사채권 98.4%의 동의로 통과됐다. 이어진 97회 사채권자 2차 집회에서도 출자전환 안건이 99.58% 동의로 통과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앞서 자율협약의 전제로 비협약채권자의 고통 분담을 요구했다. 지원한 자금이 비협약채권 상환에 쓰인다면 회사 정상화가 불가능한 만큼 비협약 채권자도 손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2000억원 규모의 88회 사채권자 1차 집회에선 △채권 만기 를 2017년 말로 연장하고 △사채 이자율을 2%로 조정하는 안이 통과됐지만 출자전환 안건은 통과되지 못했다. 같은 날 예정됐던 884억원 규모의 97회차 집회도 미뤄졌다. 회사 측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사채권자의 동의를 다시 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날 재차 열린 집회에서 최종적으로 모든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향후 법원이 집회 의결 사항을 승인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주)STX의 사업 모델에 대한 정밀 실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이제 자율협약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를 넘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