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폭락 왜?] 금값 떨어지자 산업계 수요 몰려 거래 2~3배 늘어
국제 금값이 급락하면서 국내 금 시장도 출렁였다. 국내 귀금속 시장에서는 금 가격이 바닥권에 접어들면서 위축됐던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저점 매수’ 타이밍을 노린 개인 장기투자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20일 한국귀금속중앙회가 집계한 금 도매시세(부가가치세 제외)는 3.75g당 15만6500원으로, 전날보다 1500원 내렸다. 국내 금값은 올초 22만원 안팎에서 출발해 국제가격 약세에 따라 줄곧 하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초 대비 30%가량 떨어지며 한 해를 마감할 전망이다.

[금값 폭락 왜?] 금값 떨어지자 산업계 수요 몰려 거래 2~3배 늘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이 나온 전날부터 국내 금 거래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귀금속 도매업체인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의 김안모 사장은 “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도·소매상과 산업계 수요가 몰려 어제부터 거래량이 평소의 2~3배를 기록하고 있다”며 “값이 더 떨어지면 개인투자자들의 유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투자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한 해였다. 시중 은행,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골드바 판매가 작년보다 적게는 50%, 많게는 세 배 이상 늘었다. 종로 귀금속상가 상인들은 “몇년 전 금값 급등기에 금 투자 가능성에 눈 뜬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동안 워낙 비싸다보니 투자를 망설이다 가격이 떨어진 올해 매수에 들어간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절세 혜택과 장기 투자를 노린 골드뱅킹 투자도 활발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달 10일까지 골드뱅킹 금 투자 규모는 1만975㎏으로 작년 전체 규모(9264㎏)를 이미 18% 뛰어넘었다. 골드뱅킹은 매매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고, 통장에 가격이 아닌 금의 무게 단위인 g이 찍혀 실물투자 성격이 강하다.

한동안 수요가 뚝 끊겼던 돌반지 판매가 얼마나 되살아날지도 관심사다. 3.75g(한 돈)짜리 돌반지 가격은 2011년 25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가 최근 16만~17만원 선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돌반지 등 일부 수요가 살아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