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서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 미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tapering·양적완화 축소) 첫 발을 떼면서 급등하자 이날 조정 양상을 보였다. 발표된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진했다.

국내 증시는 환율과 실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은행(BOJ)은 전날부터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양적완화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물가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로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데다가 미국 테이퍼링이 가세해 국내 증시는 엔저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국내 4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삼성전자 이익 전망치가 주저앉는 분위기" 라며 "자동차주의 엔저 타격과 국내 수출 양적성장 둔화 등도 불편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주가 차별화 현상에 주목했다. 전날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은 극과 극의 양상을 보였다. 전기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급등했지만 운수장비는 엔저 직격탄을 맞으며 급락했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경기민감주 중 엔화 약세에 대한 민감도가 덜한 전기전자 종목을 관심권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실적 성장동력(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반도체, 화학, 소재, 유틸리티 업종도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1950~2010)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고 "비중 확대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조선, 은행 등 수급관심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인 대응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