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범죄규모 2천억 안팎…분식회계·차명주식거래·계열사 손해
장남 조현준 사장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기소 검토

효성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3일 조석래(78)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조 회장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이날 중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막바지 검토 중이다.

조 회장은 2000년대 중반께부터 1조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1천억원대 차명재산을 운영하고 차명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서 법인세 및 양도소득세 등을 내지 않은 혐의, 이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범죄사실로 추산한 탈세액은 1천억이 넘고 배임액수는 600억∼700억원대에 이르는 등 전체 범죄액수는 2천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국세청은 지난 10월30일 효성그룹이 1997년부터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등을 내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과 조 회장 일가가 차명재산을 관리하면서 각종 세금을 내지 않은 의혹 등 3천652억원의 탈세 혐의를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고동윤 상무, ㈜효성 등이었다.

검찰은 고발 내용과 자체 수사 결과를 토대로 특가법상 조세포탈과 특경가법상 배임죄의 공소시효(각각 10년) 이내에 해당하는 범죄에 대해 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앞서 검찰은 조 회장을 10일과 11일 두 차례 소환해 그룹 자금의 관리 실태와 일가의 탈세 및 배임·횡령 의혹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조 회장이 계열사에 경영 지배권을 행사하는 그룹 총수로서 불법 행위를 지시·묵인했거나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최고경영자에게 부여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위반해 그룹 계열사에 손해를 끼쳐 법적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장남인 조현준(45)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달 28일과 29일 잇따라 소환해 수백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탈세 혐의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조 사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에는 차남인 조현문(44) 전 부사장(미국 변호사)을, 27일에는 이상운(61) 부회장을 각각 조사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김계연 김동호 기자 zoo@yna.co.krtele@yna.co.kr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