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교수 출신 시장에서 전자 발찌를 찬 성범죄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시장 재직 시절 여직원 등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다 불명예 퇴진한 밥 필너(71)가 전자 발찌를 착용하는 신세가 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 법원은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필너에게 90일 가택 주거 제한과 3년 동안 보호관찰, 그리고 1천5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필너는 시장 재직 중이던 올해 초 부하 직원을 포함해 모두 19명의 여성에게 집무실 등에서 강제로 입을 맞추거나 신체 일부에 손을 대는 성추행을 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고발하자 지난 8월 자진 사퇴했다.

법원은 필너에게 신병 치료를 위한 병원 방문, 교회 예배 참가, 그리고 사법 기관 출두 등에 한해 집을 떠날 수 있다고 제한했다.

또 전자 위치 추적 장치를 신체에 부착해 사법 당국이 항상 어디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필너는 샌디에이고대 사학과 교수로 지역 사회에서 명망이 높던 인물이다.

샌디에이고 시의원을 거쳐 연방 하원의원까지 지냈고 작년에 시장에 출마해 공화당 텃밭인 샌디에이고에서 민주당원으로는 처음 시장이 됐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시의원과 시장 재직 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정치 인생이 파탄났다.

특히 "신체 접촉은 있었지만 성추행을 안 했다"는 군색하기 짝이 없는 해명과 "샌디에이고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달라"며 사퇴를 거부, 지역 정계와 시민 사회의 공분을 샀다.

'막장 성추행 시장'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그는 결국 버티지 못하고 사퇴한 끝에 법정에 서는 추한 모습으로 몰락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