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노사 정책과제' 토론회] 원高 등 대외여건 열악…강성노조 기득권 버려야 한국 자동차업계 발전
국내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노동조합이 이기주의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원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해지는 등 대내외 여건이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까지 이어지면 산업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는 27일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실태’ 주제 발표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 저생산성 구조를 탈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으로 생산 차질을 반복하고 있다”며 “강성 노조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고 파업을 벌이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노사분규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파업 특근거부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생산 차질은 18만3308대, 매출 손실은 3조4173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1~10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임단협 기간의 파업은 감소했지만 생산 차질 10만3895대, 매출 손실 1조9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노사 문제는 당사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권이 끼어들면 노사교섭의 불균형, 현장의 공권력 경시화 등 부작용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노사 간 협력 관계 구축이 시급하며, 여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현재 주간연속 2교대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임금보전, 사내 하도급근로자의 정규직화,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노동조합의 인사 및 경영권 개입 등 중대한 현안이 존재한다”며 “이는 노사가 함께 풀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