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이 다양해지고 있다. 보험상품을 고르는 금융소비자들의 입맛이 깐깐해진 데다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험사들도 각종 아이디어를 연금보험에 결합시키고 있어서다.

소득이 줄고 지출이 많아지는 시기에 연금을 집중적으로 받거나 부부가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등 보장내용과 특약이 차별화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보험은 단기 재테크 상품이 아닌 만큼 은퇴 후 생활을 미리 대비한다는 마음으로 오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화생명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

한화생명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
한화생명 ‘트리플 라이프 연금보험’
은퇴 후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공백기를 채울 수 있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한국 평균 은퇴연령은 만 53세다. 국민연금 수령시기는 만 60세가 넘어야 한다. 은퇴자들이 소득 없이 10년 가까이 버텨야 한다는 얘기다.

이 상품은 여기에 착안해 연금집중기간(만 60~100세)과 연금조정비율(20~99%)을 만들었다. 가입자가 퇴직과 연금 수령 예상 시기에 따라 연금 수령 기간과 연금 비율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은퇴에 따른 경제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은퇴 후 연금을 받다가 재취업으로 소득이 발생하면 연금수령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 재취업 기간이 끝나면 다시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소득 여부에 따라 자유롭게 연금 조정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기능은 ‘연금개시 후 연금재설계 기능’이라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가입자들은 한화생명 등에서 제공하는 재취업 상담과 교육 서비스, 한화생명 은퇴연구소가 발간하는 은퇴 관련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교보생명 ‘더 드림 교보 연금보험’

교보생명 ‘더 드림 교보 연금보험’
교보생명 ‘더 드림 교보 연금보험’
오래 가입할수록 보너스가 쌓여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시중금리를 반영하는 공시이율로 적립해 주는 금리연동형이다. 여기에 오래 유지하면 장기 유지 보너스를 적립해 더 많은 연금 혜택을 받는 구조다.

예컨대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는 매년 기본적립액의 0.5%를 별도로 쌓아뒀다가 5년마다 적립액에 더한다. 납입기간이 끝난 뒤에는 매년 0.2%를 쌓아 뒀다가 연금 개시시점에 적립액에 더한다. 저금리 시대에서 노후를 오랜 기간 준비하는 고객에게 유리하다. 만 40세에 가입해 20년 동안 납입하고 만 65세에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기존 연금보험에 비해 연금액을 약 6.8% 더 받을 수 있다.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료 납입이 어려우면 보험료 납입을 연기해 주거나 납입을 종료할 수 있다. 굳이 해약하지 않고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연금 수령 때도 개인의 상황에 따라 연금지급 시기를 바꾸거나 필요한 기간에 연금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다. 장기 간병 상태가 되면 연금액이 두 배로 높아지는 장기 간병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여유자금이 있으면 추가 납입, 목돈이 필요하면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월 보험료가 50만원 이상이면 보험료 할인 혜택이 있으며 가입연령은 만 15~64세다.

○동양생명 ‘수호천사 행복한 여자사랑 연금보험’

동양생명 ‘수호천사 행복한 여자사랑 연금보험’
동양생명 ‘수호천사 행복한 여자사랑 연금보험’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7년가량 긴 여성의 생애주기를 반영한 여성 전용 상품이다. 연금 개시 전에는 여성 관련 질환 치료비를 보장한다. 연금 개시 후에는 연금지급 형태를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노후설계가 가능하다. 두 종류의 특약을 통해 여성들의 안정적 노후설계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하나는 배우자 사망보장 특약이다.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소득상실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연금 개시 전에 배우자가 사망하면 특약보험 가입금액을 주고 연금 개시 후에는 매년 특약보험 가입금액의 10%를 연금과 함께 지급한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부부 사랑 연금형도 있다. 여성들이 배우자 사망 후 혼자 생활할 때보다 부부가 동시에 생존할 때 더 많은 생활자금이 필요한 점을 반영했다. 부부 사랑 연금형을 선택하면 종신 연금형을 선택할 때보다 10%가량 증액된 연금수령이 가능하다.

○알리안츠생명 ‘알리안츠저축보험’

알리안츠생명 ‘알리안츠저축보험’
알리안츠생명 ‘알리안츠저축보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 전용 상품이다. 월 적립형은 연 공시이율과 월 공시이율 중에서 가입자에게 유리한 이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저금리 추세에 가입자들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만 15세부터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월 적립형과 거치형의 두 종류가 있다. 월 적립형의 보험료는 월 2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거치형은 월 1000만원 이상이다. 월 100만원 이상의 고액 보험료에 대해서는 100만원 초과금액의 2%를 할인해준다. 거치형 상품은 사업비를 낮춰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거치기간에 지급하는 생활자금은 연금처럼 월 혹은 연 단위로 받을 수 있다. 만기 때 일시금으로 받아도 된다. 납입이 끝난 후 신청할 수 있다.

보험료 추가 납입, 생활자금 인출, 보험료 할인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도 된다. 보험료 납입 5년 후부터 최다 3회, 최장 12개월간 납입 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월 적립형 30만원 이상이나 거치형 3600만원 이상 가입하면 해외 응급지원 서비스나 국내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연금저축 IBK연금보험’과 ‘KDB 트리플 종신보험’

기업은행 ‘연금저축 IBK연금보험’
기업은행 ‘연금저축 IBK연금보험’
IBK연금보험은 가입자에게 지급되는 배당을 없애는 대신 사업비를 낮춰 보험료 할인 효과와 해지환급금을 높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상정 IBK연금보험 사장은 “이 상품은 IBK기업은행에서만 판매하고 있으며 기존 유배당 연금저축에 비해 사업비가 약 30% 이상 저렴하고 공시이율은 0.4%포인트가량 높다”고 말했다.

KDB생명 ‘KDB 트리플 종신보험’
KDB생명 ‘KDB 트리플 종신보험’
KDB생명은 사망 연금 건강을 한 번에 보장하는 ‘KDB 트리플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로 설계됐다. 사망보장이라는 종신보험의 기본 혜택을 누리다가 일정한 시기가 되면 사망보장 자산의 일부를 입원·수술·암·성인병 진단비를 지급하는 건강보험 자산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이다.

KDB생명 한 관계자는 “노년기에는 병원을 이용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입원·수술 등의 진단비를 보장하는 건강보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에 가입하려면 나이로 인해 보험료가 비싸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가입이 거절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전환시점에 별도의 추가 납입이나 가입심사 없이 보험 성격을 바꿀 수 있는 고객 맞춤형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