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침체로 집값이 하락한 데 이어 저금리 기조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떨어지면서 도시 근로자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할 때의 부담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2분기(6월) 말 기준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전국 평균 61.1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1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4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소득 가구가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 하락은 집값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동반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해 2억1200만원에서 올해 2억1000만원으로 200만원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4.76%에서 3.73%로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반면 가계소득은 월 391만2000원에서 406만6000원으로 15만원 이상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 주택구입부담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05.3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포인트 감소했다. 경기(70.4)와 인천(59.3)도 각각 12.9포인트와 10.3포인트 하락했다. 서울·경기·인천 모두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004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북(35.7)이 작년 동기 대비 0.6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지역에서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작년보다 떨어졌다.

주택 구매수요가 실수요 중심으로 바뀌면서 중대형 주택의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작년 동기보다 큰 폭으로 내렸다. 주택 규모별로 하락 폭은 △60㎡ 이하 주택 11.9% △60㎡ 초과~85㎡ 이하 주택 12.9% △85㎡ 초과~135㎡ 이하 주택 16.6% △135㎡ 초과 주택 17.4%로 각각 조사됐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