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동안 마약류의 일종인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10명 중 3명 꼴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3년 미만 징역형을 선고 받은 향정 사범까지 합치면 10명 중 9명 꼴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셈이다.

대검찰청은 최근 발간한 ‘2012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심 재판을 받은 향정 사범 1만5787명 가운데 △3년 미만 징역(5978명) △1년 미만 징역(3042명) △집행유예(4707명) △벌금(692명) 등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향정신성의약품이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MDMA(엑스타시), GHB(물뽕), 프로포폴 등 정부가 규제하는 환각·각성·진정제를 말한다. 대검 조사결과 1~3년 미만 징역형, 집행유예형, 벌금형을 모두 합치면 1만4419명(91.33%), 집행유예와 벌금형만 따로 추리면 5399명(34.19%)이었다.

향정 사범 법정형은 △투약·단순소지·매매·알선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수출입·제조는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등이다. 반면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향정 사범 최저 권고 형량은 △투약·단순소지 징역8월~1년6월 △매매·알선 징역6월~1년4월 △수출입·제조 징역10월~2년 등으로 법정형과는 형량 격차가 있다.

법원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사이 최근 5년간 수사기관에 적발된 향정 사범 3만7050명 중 1만5433명(41.65%)이 동종 범죄를 저질렀다. 검찰 관계자는 “전체 마약류 사범 중 향정 사범 점유율이 1995년 이래 50%를 웃돌기 시작, 현재 국내 주종 마약류는 향정”이라며 “끊임없이 새로운 마약이 도입되고 있는데다 양형까지 약해 재범률이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향정 사범은 국내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연도별로 △2008년 7457명(75.3%) △2009년 7965명(67.1%) △2010년 6771명(69.6%) △2011년 7226명(78.7%) △2012년 7631명(82.5%) 등 70~80%를 차지해 왔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