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경기도 하남 소재 한 사찰을 둘러보고 있는 마르키스 부부. 사진=변성현 기자
사진= 경기도 하남 소재 한 사찰을 둘러보고 있는 마르키스 부부. 사진=변성현 기자
벨벳 글로브(Velvet Glove), 카니발 오브 러브(Carnival of Love), 블루 아이드 보이(Blue Eyed Boy), 더 복서(The Boxer) 등.

독특한 이름과 상상력 가득한 라벨만으로도 와인 애호가를 설레게하는 호주 대표 컬트(Cult) 와인 '몰리두커'.

[한경닷컴]이 지난달 24일 한국을 처음 방문한 몰리두커 공동 대표 마르키스 부부를 국내 언론 중에서는 처음 독점 인터뷰했다. 경기도 하남의 한 사찰에서부터 한정식 식당으로 이어진 3시간이 넘는 만남이었다.

몰리두커는 호주 최고 와인으로 불린다. 왼손잡이를 뜻하는 '몰리두커' 와인은 스파키 마르키스(남편)와 사라 마르키스 부부가 호주 애들레이드 남쪽,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에서 담근다.

사진설명= 몰리두커 '벨벳 글로브'의 라벨. 실제 벨벳 소재 위에 은색 글자가 적혀있다.
사진설명= 몰리두커 '벨벳 글로브'의 라벨. 실제 벨벳 소재 위에 은색 글자가 적혀있다.
몰리두커 프래그십(최상 등급)인 '벨벳 글로브(Velvet Glove)' 2009년 및 2011년 빈티지는 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97점을 받았다. 2011년 빈티지는 세계적 와인 권위지인 와인스펙테이터로부터 96점과 함게 '주목할 와인(Hot Wine)'에 선정됐다.

호주 최상급 시라 100%로 만들어진 벨벳 글로브는 폭발하는 검은 과일향과 홍삼같은 진득한 아로마(aroma·향기), 부드러운 질감과 균형미, 아득하게 긴 피니시(finish·와인 잔향이 입속에서 사라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로 최고급 시라 와인 중 하나다. 벨벳 글로브는 750ml 한병은 그래서 80만원에 달한다.

2006년 3월 정식 설립된 몰리두커는 2005년에 첫 빈티지(생산년도)를 생산했을 만큼 역사는 짧다. 하지만 수백년 전통의 유서깊은 와이너리들 각축장인 세계 와인업계에서 몰리두커처럼 단시간에 주목받는 와이너리는 극히 드물다.

몰리두커 단시간 내 성공은 우연은 아니다. 스파키와 사라는 1991년 결혼한 뒤 사라 부모님이 운영하던 '폭스 크릭(Fox Creek)'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1995년 폭스 크릭이 '호주 맥라렌 밸리 와인쇼 최우수상'을 거머진 데 이어 1999년 스파키가 '올해의 호주 와인양조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미 몰리두커의 단시간 성공적 성공을 예견할 만큼 '내공'을 쌓았다.

몰리두커 와인은 호주를 대표하는 레드와인 품종인 시라의 잠재력을 폭발적으로 터뜨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법은 스파키가 수년에 걸쳐 개발한 '마르키스 빈야드 워터링 시스템(Marquis vinyard watering system)'에 있다. 포도의 당도 및 품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몰리두커의 전매특허 시스템이다. 주 2회 몰리두커 재배팀이 포도나무 성장치를 캐노피(가지에 달린 잎사귀 및 열매) 성장, 꽃대의 성숙, 과일의 무게 등 세가지로 체크. 이후 스파키는 이들 데이터를 분석해 시기마다 포도 성숙에 필요한 정확한 물의 양을 계산, 주입하는 방식이다.

'빈야드 워터링 시스템'은 스파키 대학 졸업 논문 주제이기도 했다. 그는 이 논문으로 프랑스와 미국 지방정부로부터 장학금까지 받았다. 포도의 풍부한 과일맛은 양조장이 아닌 포도재배에서 시작된다는게 논문의 핵심이다. 최고의 와인은 건강한 포도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사진=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 <로버트 파커 공식 홈페이지>
사진=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 <로버트 파커 공식 홈페이지>
이같은 몰리두커의 잠재력을 처음 알아본 사람이 바로 로버트 파커였다. 2006년 6월 17일 호주 몰리두커에 직접 방문한 파커는 몰리두커 2005년 빈티지를 전부 시음해본 뒤 돌아갔다. 같은 달 30일 파커는 공식 리뷰 발표를 통해 몰리두커 와인에 90점이 넘는 높은 점수를 안겨줬다.

당시는 몰리두커가 미국에 한 병도 수출되지 않던 때였다. 세계 최대 와인 영향력자인 파커 점수(RP)가 발표되자 그해 7월 19일 몰리두커 모든 와인이 매진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같은해 9월 1일, 처음 출시된 '카니발 오브 러브'는 7일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스파키는 "파커야말로 우리 와인을 정확히 이해한 최초의 평론가였고 그를 통해 우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라고 말한다.

몰리두커 고가 와인인 '벨벳 글로브'는 한해 약 330~350케이스(케이스 내 12병), '카니발 오브 러브(750ml 50만원)'는 800~1000 케이스가 생산된다. 한해 몰리두커 전세계 수출 물량은 총 5만케이스로 주로 미국 및 유럽,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만 공식 판매된다.

스파키-사라 부부는 인터뷰 내내 사람을 강조했다. 특히 포도를 뜻하는 'GRAPES'라는 이들의 모토가 인상적이었다. 'Greatly Rate A People Equals to Success'의 앞 글자들이다.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는 부부의 철학이 몰리두커 와인에 녹아있다.

호주를 뛰어넘어 전세게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몰리두커. 그리고 이 와인을 만드는 스파키-사라 부부의 인생 이야기를 '일문 일답' 형식으로 소개한다.
사진= 경기도의 한 사찰에서 주지스님이 우려낸 작설차를 함께 맛보고 있는 마르키스 부부. 사진=변성현 기자
사진= 경기도의 한 사찰에서 주지스님이 우려낸 작설차를 함께 맛보고 있는 마르키스 부부. 사진=변성현 기자
▷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났나요?

스파키= "아버지는 호텔을 경영하셨어요. 호텔 내 레스토랑도 함께 하다보니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와인을 많이 접했습니다. 15살 때부터 아버지가 와인을 주셨던거 같아요. 아버지는 4명 자식 가운데 한명은 와인 공부를 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와인을 만드는건 일단 포도 농사를 지어야하는 농사꾼 일이잖아요. 도시 생활에 익숙한 자식 그 누구도 농사짓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사진작가 지망생이었어요. 스물다섯 살까지 직업 사진사로 살았습니다. 당시 사진으로 한해 6만달러를 벌 정도로 꽤 성공적이었어요. 그런데 와인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더군요. 왠지 와인을 하면 사진사보다 더 크게 성공할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호주 시드니에 있는 와인 양조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만큼 만만치않더군요.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는 주로 복잡한 유기화학 분야였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했습니다. 낮에는 '메이터 디' 와인처럼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었고 밤에는 와인공부에 매달렸죠. 그때가 1985년이었는데 당시 학교에 있는 컴퓨터를 활용해 포도 재배 과정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인 포도밭 개수 방식을 다시 들여다봤죠. 조사를 하다보니 포도밭 별로 물을 주는 방식도, 장점도 다르더군요. 이를 재정리한게 몰리두커 특유의 '빈야드 워터링 시스템(vinyard watering system)' 입니다."

사라= "아버지는 의사이자 와인 수집가셨습니다. 주말마다 저를 데리고 호주 와이너리를 돌아다니곤 하셨죠. 집 지하에 와인 저장고(Cave)가 있을 정도였죠. 열일곱살 때였나. 거기서 와인을 훔쳐서 친구들과 마시다가 와인을 좋아하겠 됐어요 (웃음). 대학교 갈 나이가 됐을 때 아버지는 와인 만드는 일을 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드니에 있는 와인양조학교에 갔죠.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 그 학교에서 스파키를 만났습니다."

▷ 운명적 만남이군요. 사라, 스파키 첫인상은 어땠어요?

사라= "(스파키를 바라보면서) 처음 만났을 때 나름 뭐 괜찮다고(Okay) 생각했어요. 스파키는 스키 강사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스키를 좋아해서 더 친해지게 됐죠. 스파키는 와인에 열정이 있었고 인간성도 좋아보였습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 그럼 서로 첫사랑인가요?

스파키="(사라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사라를 처음 봤을 때부터 제 반쪽이라는 걸 단박에 알았어요. 그 뒤 5년 동안 결혼해달라고 설득했습니다. 여행 가는 사라를 쫓아다니며 설득했죠. 포르투칼, 일본, 유럽, 호주 전 지역을 따라다녔어요."

사라= "제게는 첫사랑이었죠. 스파키는 저보다 나이가 많았으니 잘 모르겠지만. 자꾸 쫓아다니면서 결혼해달라더군요. 그때마다 말했죠. '저기요. 좀 그만하세요. 저 여행 좀 할게요'라고. 그런데 결혼한지 벌써 22년 됐네요.(웃음)"

▷ 원래 어떤 와인을 만들고 싶었나요? 지금 몰리두커가 만들고 싶었던 그 와인인가요?

사라= "(한치 망설임 없이) 네. 처음부터 우리는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마시고 싶은 와인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몰리두커 와인이 바로 그런 와인들입니다. 특히 와인의 향과 밸런스를 중시하는데 몰리두커가 딱 그런 와인이에요."
[독점 인터뷰]호주 컬트와인 '몰리두커' 성공 원칙  "늘 사람을 높게 평가하세요"
▷ 내가 마시고 싶은 와인을 만드는 양조자, 현실적인 이유로 보통 하기 힘들잖아요.

사라= "어쩌면 참 동화같은 이야기죠."

스파키= "맞아요. 동화같죠. 물론 전 동화에 나오는 그런 요정은 아닙니다만.(웃음)"

▷ 와인을 만들 때 어디서 영감을 얻으세요?

스파키= "우리는 삶과의 관계를 중시해요. 제가 삶을 통해 배운 전부는 제 삶 자체가 여행이란 겁니다. 제가 살아온 모습의 총합으로 전 이 자리에 있습니다. 이 여행이 끝나 죽는다면 그 모습도 역시 살아온 제 모든 모습일 겁니다. 마치 어느 책 한구석에서나 봤을 예언가의 말처럼 이 깨달음은 일종의 계시(sign)였어요. 한국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온 것 자체도 우리에게는 놀랄만한 창의력과 새로운 동질감, 소속감을 줍니다. 우리를 환영하는 한국인들을 보면서 또 새로운 영감을 얻어요. 이런 모든 삶의 여정이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와인 자체보다 와인 외부에서 더 얻죠. 자신에게 더 큰 동기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래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배운다면 주변과의 만남에서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 삶의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사라= "저희는 인생의 롤모델들이 정말 많아요.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다른 분야 많은 사람들로부터 배웁니다."

스파키= "하이디 배럿을 아시나요?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 등 무려 RP 100점짜리 와인을 5가지나 만드는 여성이죠. 미국 최고의 와인양조자입니다. 3년 전 배럿을 미국 나파밸리(캘리포니아 유명 와인산지)에서 만나 저녁을 먹었어요. 100점짜리 와인 5개를 만든 사람을 상상해보세요. 왠지 부자에 화려할 거 같죠? 근데 배럿은 그저 수수한 청바지 차림이었어요. 게다가 겸손하고 자신을 과장하지 않아요. 그저 보통 사람. 바로 이겁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이런 친밀감이 있어요. 그리고 한병에 수백만원짜리 와인을 만드는 배럿도 와인 병입 때는 생산 라인에 서서 일일이 직접 담아요. 이런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왜 하찮아보이는 일을 할까요. 우리도 직접 몰리두커 와인을 담습니다. 이게 기본이에요. 기본적이고 중요한 일을 돈으로 산 사람에게 맡기는 그런 류의 사람을 전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산하는 와인 모두는 제 자식과 같아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보살피는 게 기본입니다. 기본을 중시하는 사람을 존경해요."
사진= 유쾌한 대화 중에도 와인과 사람에 대한 진지함은 잊지 않는 스파키 마르키스. 사진=변성현 기자
사진= 유쾌한 대화 중에도 와인과 사람에 대한 진지함은 잊지 않는 스파키 마르키스. 사진=변성현 기자
▷ 사랑과 일은 좀 다르잖아요. 일할 때 두 분 생각이 달라 싸울 일은 없나요?

스파키= "45명 정도가 몰리두커에 일합니다. 일할 때 저희 부부 모두 목표는 같아요. 와인 농사 잘 지어서 숙성시키고 잘 블렌딩해 병에 담는거죠. 매해 11월 말까지는 45명 전체가 일합니다. 그러다 12월 말 숙성이 시작되면 10명 정도만 참여합니다. 그러다 블렌딩을 시작하는 1월이 되면 5명 남고, 2월 최종 병입 전 단계가 되면 사라와 저 단 2명만 남아요. 그 때는 둘이 끊이없이 와인을 맛봅니다. 최종 품질과 등급을 우리가 결정하기 위해서죠. 결혼 초기에 우리는 와인 마케팅에 대해 매일매일 끊임없이 이야기했어요. 결혼생활 첫 5년동안 나눈 우리 대화량은 아마 다른 부부들이 평생 나누는 만큼 됐을겁니다."

사라= "맞아요."

스파키= "그 5년동안 우린 끊임없이 싸웠고 설득했고 타협했습니다. 그리고 부부 생활의 대원칙 하나를 세웠죠. '두 사람 생각이 다른 사안은 의견 합의를 볼 때까지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입니다. 매해 2월 마지막 블렌딩 품질에 합의하면 우리는 와인을 병에 담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안 합니다.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원칙입니다. 동의하지 못하거나 확신이 없다면 멈추고 처음부터 다시 맛보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합의를 봅니다.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몰리두커 와인은 이같은 원칙 아래 우리 두 사람이 병입에 동의한 것들입니다."

▷ (웃으며) 결국 이것도 사랑의 힘일까요?

사진= 늘 편안한 미소와 온화한 말투가 인상적인 사라 마리키스. 사진=변성현 기자
사진= 늘 편안한 미소와 온화한 말투가 인상적인 사라 마리키스. 사진=변성현 기자
사라= "저희에게 와인은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작품입니다. 두 사람이 만들면 한 사람보다 더 힘이 있게 마련이죠. 스파키는 와인의 매운(spicy) 늬앙스도 좋아하지만 전 싫어해요. 전 와인에 여성적인 면을 더하는 거죠.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더 강하다'는 몰리두커를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원칙입니다. 우린 서로 다른 힘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힘을 합치는 것이 바로 협동이죠."

스파키= "젊은 시절에는 열정이 필요합니다. 좋은 커리어와 비즈니스에 대한 철학도 있어야하고요. 좋은 결과물도 만들어야하는 스트레스가 있죠. 제게 삶이란 이런 모든 것들을 균형있게 조화롭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사라= "와인은 만드는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이 불어나면 성격 충돌로 시끄럽게 마련이지만 와인을 만드는 것 자체가 사람들의 열정을 키웁니다. 인간관계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죠. 그래서 예전 우리 모토가 'GRAPES'였습니다. 'Greatly Rate A PEople, Success'의 앞 글자들입니다.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 바로 성공이다, 이런 뜻이죠."

▷ 먼 미래겠지만 두 분이 없다면 몰리두커는 어떻게 될까요?

스파키= "보통 와이너리는 가족 사업으로 이어지죠. 우리는 아이들이 원하는 걸 하게 할겁니다. 대신 현재 함께 일하는 팀이 있잖아요. 그들과 몰리두커의 철학을 공유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없더라도 몰리두커의 많은 일들이 돌아가고요. 보통 조직에서 누군가 윗 단계로 올라가면 누군가는 그 자리를 대신하잖아요. 그들은 우리 철학을 공유하고 있고, 의사 결정에 항상 참여해왔습니다. 우리가 없을 때 결정은 그들이 합니다. 몰리두커를 포함해 하이디 배럿, 맨프레드 크랭클(미국 '시네콰넌' 와인 양조자) 같은 양조자들은 한 순간의 기회를 노리지 않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그 여행의 일부분이 되고 결국 비전이 되는 겁니다."

▷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뭔가요?

스파키= "와인 시장이 팽창하는 신흥국에 몰리두커 공급을 늘릴겁니다. 지난해까지는 미국 내 몰리두커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결실도 거뒀습니다. 특히 우리와 함께 성장하길 원하는 신흥국 와인 사업자들과 손 잡으려고 하는데요. 그런 대표적인 신흥 시장이 한국이고 한국 수입사 씨에스알와인(theVINCSR)입니다. 이어 중국,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등에도 진출 계획 중입니다. 중국은 특히 아시아 최대 와인 시장이죠. 한걸음씩 정도를 밟아가려고 합니다."

▷ 한국 와인 애호가들에게 몰리두커 와인 즐기는 법 알려주세요.

스파키= "몰리두커에는 판에 박힌 것들이 없습니다. '몰리두커 세이크' 아시죠? 몰리두커 병을 힘차게 흔든 뒤 마개를 열고 산화방지제를 날린 다음, 다시 마개 닫고 흔들어 드세요. 그럼 더 맛있어 집니다. 집에서 야외에서 와인 잔이 없다고요? 그냥 아무 컵에 따라 마시세요. 와인은 격식에 따라, 여러가지 에티켓을 지키면서 마셔야한다는 고정관념 자체를 버리세요. 그저 몰리두커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세요. 저는 심각하게 와인을 만들겠지만 여러분이 심각하게 와인을 마시는 건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웃음)"

[유튜브 동영상= 몰리두커 세이크를 직접 설명하는 마르키스 부부]

▷ 좀 바보같은 마지막 질문입니다. 다시 태어나도 서로 또 만나 사랑하고, 와인을 만들건가요?

스파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 그럼요."

사라= "(잠시 바닥을 바라본 뒤).......네 뭐. (웃음)"

p.s. [김민성 기자의 '우리의 와인'] 와인 한병에 책보다 많은 철학이 담긴 이유 도 함께 읽어보세요.

글·사진=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
사진=한경닷컴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