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상생경영] 불황을 뚫는 힘…신뢰를 쌓는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협력사 무담보 저금리 지원 늘리고…기술개발 통한 동반 해외진출
대우건설은 지난 추석 연휴 직전 29개 협력사에 총 180억원에 이르는 긴급 운영자금을 무이자·무담보로 빌려줬다.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올 1월에는 협력사들과 ‘공정 거래와 동반성장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대형 건설사들이 협력사와 상생 경영을 펼치며 동반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자사의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해외 시장에서도 탄탄한 협력 관계로 발주처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판단에서다.
협력사들과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기도 하고,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는 결제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지원책도 펼치고 있다. 협력사와 손잡고 기술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협력사의 해외 진출, 교육 등에도 나서고 있다.
○협력사 유동성 확보에 적극 지원
현대건설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위해 2010년 이후 매년 200억~3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연 1.5%로 지원하고 있다.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를 위해 금융권을 거치지 않고 현대건설에서 직접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긴급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0억원 정도 책정돼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1000억원에 달하는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고 있다. 삼성물산이 250억원을 출연하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750억원을 더해 조성한 펀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담보 없이 시중금리보다 최대 1%까지 낮은 저금리를 적용해 대출해주고 있다”며 “협력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협력사가 긴급한 상황에 빠지면 ‘경영 지원금’ 제도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과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GS건설 관계자는 “동반성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상생 경영이야말로 침체된 건설 경기를 헤쳐 나가는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에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림산업도 하도급 대금을 모두 현금과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는 회사다. 단기 운영 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 무보증·무이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상생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협력사에 무이자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소통채널 통해 상생 강화
대형 건설사들은 하도급 업체와 다양한 소통 채널도 마련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업무 편리와 원활한 업무 공유를 위해 온라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력업체 애로사항을 듣는 제도인 ‘대우 신문고’ 등을 운영 중이다. 노무·안전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협력사의 연구개발, 특허 출원 등도 돕고 있다.
GS건설은 공사 수행력 강화를 위해 소통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그레이트 파트너십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GS건설 경영진 및 임원과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그레이트 파트너십 동반성장 협의회’는 협력사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동반성장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이다. 주요 20여개 협력사 CEO와 깊이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조직했다. GS건설은 시스템 분야에서도 ‘통합 공사관리 시스템’과 ‘GS 파트너 시스템’ 등을 운영하며 상호 의사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동 기술 개발도 활발
대형 건설사와 협력사들의 해외 동반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기술 개발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올해 규모를 확대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울러 해외 공사를 희망하는 협력사 실무자를 대상으로 ‘해외공사 진출 지원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10년 4월부터는 현대건설인재개발원에 ‘해외 진출 희망 협력사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 교육에는 현재까지 631개사 임직원 657명이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공동 기술개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2006년 9월부터 초고층 건물, 도로, 교량, 항만 등 삼성물산의 6대 핵심 상품과 방수·소음·결로 등 생활 민원 기술 분야에서 협력사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개발 과제 공모전을 통해 협력사는 경쟁력을 높이고, 삼성물산은 품질 향상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협력사 해외 동반 진출 설명회 등도 열고 있다.
대림산업은 협력업체와 설계·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상품개발을 진행하는 제도를 실시한 이후 총 2조9000억원의 공사 물량을 협력업체에 발주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공법 개발에 역량을 집중,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무 담당자 간 실무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협력업체들이 전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허 등록·출원과 기술개발 등을 후원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연구개발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기술 자문과 시험 분석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테크노 파트너십’(맞춤형 기술지원)도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글로벌 경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칠레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대형 건설사들이 협력사와 상생 경영을 펼치며 동반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협력업체의 경쟁력이 곧 자사의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해외 시장에서도 탄탄한 협력 관계로 발주처 등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판단에서다.
협력사들과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기도 하고,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는 결제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지원책도 펼치고 있다. 협력사와 손잡고 기술 개발도 공동으로 진행하고 협력사의 해외 진출, 교육 등에도 나서고 있다.
○협력사 유동성 확보에 적극 지원
현대건설은 협력사 자금 지원을 위해 2010년 이후 매년 200억~3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연 1.5%로 지원하고 있다.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협력사를 위해 금융권을 거치지 않고 현대건설에서 직접 지원받을 수 있도록 ‘긴급 자금 지원’도 하고 있다. 지원 규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0억원 정도 책정돼 있다.
삼성물산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1000억원에 달하는 상생협력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의 자금 운용을 돕고 있다. 삼성물산이 250억원을 출연하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750억원을 더해 조성한 펀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담보 없이 시중금리보다 최대 1%까지 낮은 저금리를 적용해 대출해주고 있다”며 “협력사의 재무구조 개선 등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은 협력사가 긴급한 상황에 빠지면 ‘경영 지원금’ 제도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과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고 있기도 하다. GS건설 관계자는 “동반성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 적지 않게 들지만 상생 경영이야말로 침체된 건설 경기를 헤쳐 나가는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에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림산업도 하도급 대금을 모두 현금과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지급하는 회사다. 단기 운영 자금이 필요한 협력업체에 무보증·무이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상생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협력사에 무이자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소통채널 통해 상생 강화
대형 건설사들은 하도급 업체와 다양한 소통 채널도 마련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업무 편리와 원활한 업무 공유를 위해 온라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력업체 애로사항을 듣는 제도인 ‘대우 신문고’ 등을 운영 중이다. 노무·안전 등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협력사의 연구개발, 특허 출원 등도 돕고 있다.
GS건설은 공사 수행력 강화를 위해 소통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그레이트 파트너십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GS건설 경영진 및 임원과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그레이트 파트너십 동반성장 협의회’는 협력사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장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동반성장 체계 구축을 위한 것이다. 주요 20여개 협력사 CEO와 깊이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조직했다. GS건설은 시스템 분야에서도 ‘통합 공사관리 시스템’과 ‘GS 파트너 시스템’ 등을 운영하며 상호 의사 교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동 기술 개발도 활발
대형 건설사와 협력사들의 해외 동반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과 기술 개발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은 올해 규모를 확대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아울러 해외 공사를 희망하는 협력사 실무자를 대상으로 ‘해외공사 진출 지원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2010년 4월부터는 현대건설인재개발원에 ‘해외 진출 희망 협력사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이 교육에는 현재까지 631개사 임직원 657명이 참여했다.
삼성물산의 공동 기술개발 노력도 주목할 만하다. 2006년 9월부터 초고층 건물, 도로, 교량, 항만 등 삼성물산의 6대 핵심 상품과 방수·소음·결로 등 생활 민원 기술 분야에서 협력사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개발 과제 공모전을 통해 협력사는 경쟁력을 높이고, 삼성물산은 품질 향상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협력사 해외 동반 진출 설명회 등도 열고 있다.
대림산업은 협력업체와 설계·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공동으로 상품개발을 진행하는 제도를 실시한 이후 총 2조9000억원의 공사 물량을 협력업체에 발주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를 절감하고 기술·공법 개발에 역량을 집중,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무 담당자 간 실무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마련해 운영 중이다.
포스코건설은 협력업체들이 전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허 등록·출원과 기술개발 등을 후원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연구개발센터의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기술 자문과 시험 분석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테크노 파트너십’(맞춤형 기술지원)도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글로벌 경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칠레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