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가 2008년 이후 몸집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의 4분의 1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회사로, 특히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맨꼭대기에 올라 있다.

23일 삼성에버랜드의 연도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덩치는 2008년 이후 눈에 띄게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업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도 자산규모와 임직원을 크게 늘렸다.

2008년 말 3조8천24억원이었던 자산은 작년말에 6조6천589억원으로 75.1% 늘어났고 같은 기간 임직원수도 3천636명에서 5천389명으로 48.2% 불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6월말까지 181명이 순증해 5천570명으로 불었다.

특히 최근에는 건설사업 인력을 대거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월말 기준 삼성에버랜드의 건설사업(E&A사업) 인력은 1천941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매출은 2008년 1조7천902억원에서 작년에는 3조300억원으로 69.2% 증가했다.

여기에다 제일모직과의 영업양수도 계약에 따라 패션사업부문을 11월말까지 흡수하면 올해 말에는 덩치가 더 커진다.

작년에 제일모직 패션사업은 매출 1조7천752억원에 영업이익 657억원을 냈고 작년말 기준 자산은 1조8천985억원, 임직원은 1천430명이었다.

영업인수가 완료되면 삼성에버랜드의 자산은 8조5천억원을 넘고, 임직원은 7천명 수준이 된다.

삼성에버랜드의 덩치키우기는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지배구조로 인해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월말 기준으로 보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25.1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각각 8.37%를 가지고 있다.

2대주주는 삼성오너일가가 아닌 KCC(17.0%)이지만,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를 포함한 삼성그룹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65%를 넘는다.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경영은 삼성SDS 경영지원총괄부문 부사장을 지낸 김봉영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고 있다.

3남매중에서는 이부진 사장이 미등기임원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이상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이 경영진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해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영업확장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3남매간 역할조정, 나아가 향후 그룹의 분할과 연결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 및 금융계열,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와 에버랜드 등 서비스계열, 이서현 부사장이 제일기획과 제일모직 등을 맡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측에서는 3남매간 역할 조정 등에 대한 섣부른 추측을 경계하고 있다.

재계는 올해 말 있을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를 보면 어렴풋하게나마 '큰 그림'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