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올해 9월, 사흘 만에 작년동기 절반 발생

성범죄는 여름철에 급증해 기온이 내려갈수록 줄어든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유례없는 무더위가 찾아온 올해는 그 양상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갑작스레 물러감과 동시에 평소 같으면 줄어들어야 할 성범죄가 오히려 급증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한 9월, 단 사흘 만에 41건의 성폭력 발생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작년 9월 같은 기간 85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에 달하는 성범죄가 날씨가 급격히 선선해진 사흘 동안에 집중 발생했다.

경찰은 "고소 취하 등으로 숫자가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날씨가 선선해지면 점점 줄어드는 여느 해와는 달리 성범죄가 급증하는 것 같다"고 의아해했다.

광주 지역에서는 광주 동구에서 원룸에 침입해 성폭행하려던 20대가 지난 1일 붙잡혔고, 서구에서는 유흥가 화장실에서 흉기로 위협해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30대가 4일 덜미가 잡히는 등 연일 성범죄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 성폭력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통상 여름철에 급증하는 성범죄가 올해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봄철 성범죄 발생건수는 4월 97건, 5월 10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여건 늘어났다.

그러나 7, 8월 여름철에는 오히려 작년보다 30~40여건 줄어 7월 64건(2012년 123건), 8월 136건(2012년 162건)이 발생했다.

여름철 성범죄가 예년에 비해 그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어 봄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적게 발생했다.

여름철에 줄어들었던 성범죄는 무더위가 가시면서 급증하고 있다.

8월 말에서 9월 초 기온하강과 함께 성범죄 발생 건수가 급격히 치솟아 오르고 있다.

한 일선 경찰은 "요즘 기온이 떨어지면서 성범죄 신고가 급증했다"며 "무더위에 활동을 자제하다가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진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경찰은 "노출과 성범죄가 상관관계가 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활동하기 좋은 날씨와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하다"고 풀이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pch8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