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산출 가이드라인 정해 객관성 높이기로

박근혜 정부 5년간 일자리 창출 사업을 통해 만들어질 공공분야의 일자리 수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된다.

각 부처의 '고무줄식'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개선하기 위해 객관적인 일자리 산출기준(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부처의 벽을 뛰어넘어 범정부 차원의 사업별 창출 가능한 일자리 숫자를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2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른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로드맵'에서 제시한 '2013~2017년 일자리 238만개 신규창출 계획' 가운데 각 부처의 일자리 사업 고용예상치를 점검하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5년간 정부의 직접 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 숫자를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산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에 나중에서야 일자리 창출이 목표치만큼 안 된 것으로 나타나면 변명할 수 없으므로 처음부터 솔직하게 문제점을 찾아야 한다"며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수를 산정하는 통일된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은 이달 중 마련된다.

그동안 정부 사업에 따른 고용예상치 산출은 통일된 기준 없이 부처별로 이뤄지거나 다른 부처 사업과 중복돼 '신뢰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관계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일자리 중복 집계와 과대 계상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부처별로 발표된 일자리 사업의 고용창출 효과를 다시 점검하고 이를 사업별 효과로 바꿔 전체적인 공공부분의 일자리 창출개수를 내놓기로 했다.

예를 들어 종전에는 보건복지부가 2017년까지 사회서비스 일자리 49만4천개, 노인 일자리 20만개를 늘리고 국토교통부는 물류산업 일자리 7만2천개, 공간정보 일자리 4만6천개를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하는 등 부처별 발표가 이뤄졌다.

앞으로는 이를 연구개발(R&D), 사회간접자본(SOC) 등 사업의 성격별로 묶어 평가한다는 게 가이드라인의 뼈대다.

미래창조과학부의 R&D 사업과 문화체육관광부의 R&D 사업을 부처가 아닌 R&D라는 큰 틀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관점에서 기재부와 고용부는 고용 증가치를 추계할 때 먼저 사업계획서상 인원 투입계획을 점검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민간 기업이 매년 인원투입계획을 세워 필요한 인원을 파악하고 인건비를 예상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해 정부 부문에 적용해보겠다는 것이다.

고용영향 평가 등 실태조사를 거치고 '정부 지출액당 신규 취업자 수'를 산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투입한 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검증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낮았다면 이듬해 예산 구조조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박근혜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만드는 일자리 중 순증(純增)분에 대해서만 적용할 예정이다.

민간의 고용환경이 개선돼 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는 당장 규모를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새로 집계할 일자리 개수는 부처별로 산출했던 것보다 상당폭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14개 정부 부처 및 청이 내놓은 일자리 창출개수는 모두 255만개에 달해 목표치(238만개)를 능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는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일자리 창출 가이드라인을 안건으로 상정, 관계부처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오는 5일 학계, 노동계, 산업계의 일자리 전문가 30여명을 초청해 정부의 일자리사업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연다.

(세종연합뉴스) 유경수 박수윤 기자 yks@yna.co.krcl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