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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라이프] 김윤 삼양그룹 회장 "SMART경영으로 백년대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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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오피스 - 김윤의 진화경영
    크든 작든 가업을 잇는 건 승계자 입장에선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사업을 더 잘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무리수가 따르고 사업이 위기를 맞기도 한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에게선 좀체 그런 조급함을 찾아볼 수 없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기업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경영자다. 김 회장에게서 장수회사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지난 5월 ‘2013 한국 경영자상’을 받은 것도 이런 점을 평가받아서다. 한국능률협회는 합리적인 기업문화를 정립해 산업을 선도한 점을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부친인 고(故) 김상홍 명예회장도 1989년에 받은 상이어서 김 회장은 감회가 남달랐다.

    수상식에서 김 회장은 조부와 선친의 가르침을 이렇게 전했다. “창업주 수당 김연수 회장은 민족자본 육성과 산업보국을 위해 장기적인 안목의 의사결정을 강조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투명경영과 정도경영을, 아버지는 스스로 깨닫게 하는 리더십을 저에게 가르쳤습니다.” 선친의 뜻을 좇아 경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스스로 깨닫게 하는 리더십

    [비즈&라이프] 김윤 삼양그룹 회장 "SMART경영으로 백년대계 이끈다"
    김 회장을 두고 재계에서는 합리성이 돋보이는 최고경영자(CEO)라고 평가한다. 외모만큼이나 성품도 온화하다. 선친이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시절 회원사 간 갈등이 생길 때마다 중재자 역할을 곧잘 맡았듯, 재계에서 친화력 있는 경영자로 꼽힌다. 김 회장은 “선친은 평소에 말씀이 적은 편이었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참견하지도 않았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옆에서 지켜보면서 스스로 배우고 깨닫게 하는 리더십이었는데 어떻게 보면 가장 훌륭한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고 회상했다. 이른바 ‘지켜보는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늘 깔끔한 정장 차림의 젠틀맨 스타일이지만 결단이 필요할 때는 강단 있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을 겸비했다. 1924년 창업한 삼양그룹은 내년이면 90주년을 맞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면서도 라면을 만드는 삼양식품과 혼동할 정도로 소비자에겐 덜 알려져 있다. 설탕과 밀가루, 일부 식품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품이 화학, 산업자재, 전문의약품 등 기업 간 거래(B2B)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양은 창립 80주년이던 2004년 김 회장 취임과 함께 혁신에 가까운 탈바꿈을 했다. 장수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화학, 식품, 의약, 신사업 등으로 핵심 사업을 재편하고 기업이미지(CI)를 바꿨다.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50년 가까이 써 오던 삼양설탕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고 ‘큐원’이라는 새 이름을 각종 식품 제품에 붙였다.

    100년 징검다리 놓을 것

    취임 당시 혁명(revolution)을 주도하며 삼양을 변화시킨 김 회장은 내년 창사 9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진화(evolution)를 화두로 꺼냈다. 설탕에서 첨단 전자소재까지 ‘진화의 시간표’를 그려 100년 기업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이다.

    김 회장의 진화경영은 ‘스마트(SMART)’로 요약된다. S(Social)는 소통, M(Manpower)은 인재, A(Art)는 디자인, R(R&D)은 연구개발, T(Trust)는 신뢰를 각각 뜻한다. 스마트 경영엔 사람과 조직의 소통,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감성 등이 조화를 이루며 녹아 들어 있다.

    삼양의 팀장급 이상 간부들은 김 회장에게 긴급하게 보고하거나 결재받을 일이 생기면 즉시 이메일을 보낸다. 담당 임원은 참조인으로 설정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해외 출장 중에도 김 회장은 수시로 이메일을 열어보고 현장에서 처리한다. 10년차 이하 직원들이 매월 모여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C&C(체인지&챌린지)보드도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김 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C&C → 소통을 통한 혁신이 나오는 통로

    경영자로서 유독 많은 게 사람 욕심이다. 매년 신입사원 최종 면접엔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호텔 식당으로 신입사원들을 데려가 비즈니스 식사 예절도 직접 가르친다. 서울 연지동 본사 건물을 새로 지을 땐 설계도를 들여다보며 직원들 자리를 남향으로 하자고 제안도 했다. 양영재단과 수당재단을 통해 매년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학교수 등에게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하는 것도 김 회장이 공을 들이는 사회공헌 사업이다.

    삼양은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화학사업은 터치패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바이오 제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의약 부문은 항암제 중심 제약사로 재편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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