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길어지나"…중개업계 '멘붕'
“정부가 오는 9월에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확정한다고 해도 관련 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실제로 취득세 인하가 적용되려면 연말쯤이 될 텐데, 그때까지 지속될 ‘거래 단절 상황’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합니다.”(채은희 개포공인 대표)

취득세 감면 종료 여파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주택 거래가 끊기는 이른바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오는 9월까지 ‘취득세 인하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해당 법안의 국회 통과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렇다면 올가을까지 최소 4개월 이상은 거래 공백 후유증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시장은 최근 정부의 취득세 논의 자체를 취득세 영구 인하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어 정책이 확정될 때까지는 주택 거래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일 현재 937건으로 하루 평균 52건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량(301건)의 17% 선에 그친다. 작년 ‘9·10 부동산 대책’에 따른 취득세 감면 종료 여파로 거래가 급감했던 지난 1월 하루 평균 거래량(36건)에 이어 올 들어서 가장 적은 수준이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거래 부진은 다른 지역보다 휠씬 심각하다. 집값이 비싼 탓에 취득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량은 하루 평균 5건이다. 지난 6월(60건)의 8% 선에 불과하다. 겨울철 비수기인 1월의 하루 평균 거래량(7건)보다도 적다. 1만2000여가구의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개포지구(개포1·2·3·4·시영 등 5개 단지)의 경우 지난달에는 48건이 팔렸지만, 이달 들어서는 1건(개포3단지) 거래에 그쳤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매수자들은 ‘이달부터 취득세가 많아진 만큼 그에 해당하는 액수를 매도가격에서 깎아주면 사겠다’는 분위기지만, ‘4·1 부동산 대책’으로 반짝 올랐던 호가가 다시 원상회복된 상태에서 매도자들도 ‘손해보고 팔 수 없다’며 맞서고 있어 거래가 정지됐다”고 말했다.

취득세 인하를 기다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아파트값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전 주보다 0.03% 하락했다. 지난 3월 18일(-0.01%) 이후 지난주 16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선 뒤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0.14%)과 수도권(-0.08%)은 각각 8주와 7주 연속 떨어졌다.

반면 전세가격은 0.12% 올라 1년(47주)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17% 상승, 전주(0.13%)보다 오름폭이 확대되며 47주 연속 올랐다. 지방(0.06%)도 48주 연속 상승했다. 매매 수요 감소와 신규 입주물량 감소까지 겹쳤기때문이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주택 거래가 줄어드는 등 ‘4·1 부동산 대책’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 시장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도태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주택 수급 정상화와 전세 시장 안정화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며 “4·1 대책의 연장선에서 시장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세부 실행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안정락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