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2009년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됐지만 다음달부터 일반분양이 가능해진다. /시행사 한스자람 제공
서울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은 2009년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됐지만 다음달부터 일반분양이 가능해진다. /시행사 한스자람 제공
분양 당시 화제를 모았던 서울 한남동 ‘한남더힐’에 또다시 수요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 단지는 2009년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됐다. 민간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5년)의 절반인 2년6개월(30개월)이 지나면 세입자와 협의해 일반분양이 가능하다. 한남더힐은 이달 말이 임대의무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이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분양가가 어느 수준으로 책정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달부터 일반 아파트로 변신

'한남더힐' 3.3㎡당 4500만원?…분양가 신기록 깨나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이 다음달 1일부터 입주 2년6개월이 지나 시행사와 세입자가 일반분양과정을 협의하게 된다. 이 단지는 2009년 초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위해 일반분양 대신 민간임대주택으로 허가를 받아 공급됐다.

전체 600가구인 이 단지는 전용 59㎡(133가구)와 177~244㎡(463가구)로 구성됐다. 전용 177㎡ 이상의 임대보증금이 14억5900만~25억2000만원이고, 월세도 240만~430만원 정도인 고가주택단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초 청약 당시 평균 4.3 대 1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 단지는 앞뒤로 남산과 한강이라는 배산임수의 입지를 갖췄다. 또 지상 3~12층짜리 33개동에 용적률 120%가 적용돼 저밀도 저층 주거단지로 조성됐다. 파티룸, 게스트룸, 스크린골프장, 수영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도 마련돼 있다. 남산 1호터널을 통해 광화문 등 강북으로 가기 편하고 한남대로를 건너면 강남으로 이어지는 등 교통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대기업 오너의 2~3세들도 선호한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강북 최고 분양가 기록할까

분양가는 시행사인 한스자람과 입주자대표회에서 각각 감정평가업체 한 곳을 선정해 가격을 평가한 뒤 평균 가격으로 책정키로 했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다음달 감정평가업체를 정해 늦어도 9월까지 분양가격을 결정할 방침”이라며 “분양전환을 원하는 세입자를 대상으로 10월 말까지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한남더힐의 분양 전환가격이 3.3㎡당 4500만원 안팎에 결정돼 강북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할지 주목하고 있다. 한남동이란 입지를 감안할 때 ‘강북권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중개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강북에서는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대형평형이 3.3㎡당 4300만원에 공급됐고 이촌동 ‘한강맨션’과 ‘한강자이’의 매매가격(부동산114 기준)이 3.3㎡당 3400만~3800만원 선이다. 한남동 일대에서는 지은 지 20년이 넘은 유엔빌리지 내 고급빌라(200가구)의 매매가격(3.3㎡당)이 3500만원 안팎이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임대료가 3.3㎡당 3000만원이었는데도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건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수요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분양가 저항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근 명부동산 이태숙 사장도 “주거 만족도가 높아 분양을 받아 계속 거주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변수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거래 공백 속에 분양 전환 이후 되파는 게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매매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추세라는 것이다. 한남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 입주민들이 가격을 낮추기를 원하고 있다”며 “시행사와 가격에 대한 시각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