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금속의 강도를 수백 배까지 높인 슈퍼 신소재 기술이 개발됐다. 자동차·우주항공용 초경량 고강도 부품이나 원자로 구조재 코팅재료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에 응용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왼쪽부터) 한승민·정유성·전석우 교수.
(왼쪽부터) 한승민·정유성·전석우 교수.
4일 KAIST에 따르면 한승민·정유성(이상 EEWS대학원)·전석우(신소재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그래핀을 구리와 니켈에 층간 삽입한 고강도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했다. 이 소재는 구리의 500배, 니켈의 180배 강도를 갖는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뛰어나 잘 휘어지는 기계적 특성이 있다. 이 점에 주목해 각국이 그래핀과 금속을 혼합한 복합신소재 개발에 힘 쏟고 있지만 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지는 못했다.

KAIST 연구팀은 금속과 그래핀을 샌드위치처럼 층상구조물 형태로 만들어 강도를 극대화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단원자 그래핀을 포함하는 금속-그래핀 다중층 복합소재 제작에 성공했다.

이 신소재는 그래핀의 기계적 특성으로 인해 외부 손상의 내부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구리-그래핀 다중층 물질은 층간 간격 70나노미터(nm)일 때 순수 구리의 500배, 니켈-그래핀 다중층 물질에선 층간 간격이 100nm일 때 순수 니켈의 180배에 달하는 강도를 나타냈다.

연구를 주도한 한 교수는 "신소재에서 그래핀의 질량비율은 0.0004%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수백 배 강화되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며 "자동차나 우주항공용 초경량 초고강도 부품이나 차세대 원자로의 코팅재료,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구조소재 등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미국 스탠퍼드대·컬럼비아대 등과 공동연구로 수행된 이 연구는 나노분야 해외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2일자로 게재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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